"북한이 평창 참가의사 밝히는 것은 막바지 단계일 것…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북한이 평창 방해할 가능성 없다…평창 안전 조금도 우려할 필요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더 강력하게는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미국이 책임지겠다는 다짐까지 받은 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미국 측 평창동계올림픽 주관사인 NBC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미 양국은 평창올림픽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9일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 고속열차 안에서 이뤄졌으며, NBC는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19일과 20일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날 NBC가 보도하지 않은 미공개분을 포함한 인터뷰 내용 전체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테러와 치안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나라"라며 "유일한 불안이 남북관계로 인한 것인데, 남북관계 불안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히 세워졌다. 이번 올림픽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부분을 한국 대통령으로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대화 또는 설득, 권유 노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하고 있다. IOC와 IPC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전례로 볼 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은 막바지 단계에 이를 때일 것"이라며 "그때까지 IOC와 IPC는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해 나갈 것이고 한국도 참을성을 갖고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 올림픽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과 분단되고 긴장된 상황에서 과거 88서울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 3번의 아시안게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세계적인 스포츠대회를 많이 치렀다. 그럴 때 북한의 존재로 인해 불안하거나 안전에 침해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2002년 월드컵이나 88서울올림픽 때 북한이 방해공작을 펼쳐 국제사회에 두려움을 전파하려고 한 사례가 있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88서울올림픽은 냉전 시대에 동서 양 진영의 많은 국가가 대거 참가해 냉전 종식과 동서 화합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국제경기 때 북한이 참가하고 북한의 응원단이 내려옴으로써 남북 간의 화합과 평화에 오히려 기여한 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선 유엔에서 사상 최대로 많은 나라가 공동 제안한 가운데 올림픽 기간 휴전하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우리와 미국은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본인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 고위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며 "중국에서도 시진핑 주석 본인이 직접 참가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하고 본인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 역시 고위대표단을 보내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30여 개국의 정상 또는 정상급 고위인사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약속이 된 상황"이라며 "이런 여러 가지 국제적인 상황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한 개최를 보장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안전하게 개최되는 자체가 한반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2020년에 일본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고 다시 2022년에 중국 베이징에서 다음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세 번의 연이은 올림픽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가'라는 물음에 "참 역설적인 상황이다. 유일한 분단된 나라에서 군사분계선과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됐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강렬한 열망을 세계인에게 메시지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은 한국의 발전된 모습과 높아진 위상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겨울 극심한 정치적 혼란 때문에 우리 국민이 아픔을 많이 겪었는데, 우리 국민을 위로해 주는 치유의 올림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인 19일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 경강선이 개통했다. 진행자가 '이 열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강원도는 인구가 적어 지금까지 고속철도가 연결되지 못했는데 이번에 고속철도가 서울과 강원도를 연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많은 관람객이 빠르게 평창까지 갈 수 있게 됐고, 앞으로 강원도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철도로는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1시간대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관람객도 쉽게 평창에 가서 올림픽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몇 개의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메달 수를 점칠 수는 없으나 한국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한국 대표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따기를 희망한다"며 "그것은 한국 국민에게 큰 기쁨을 줄 것이고, 그동안 땀 흘린 선수에게도 큰 보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는 우리 선수단의 좋은 성적 못지않게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간의 평화를 증진하는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다면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그보다 더 큰 바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장 시설은 이미 완비가 됐고 KTX의 개통과 함께 교통 인프라도 완비된다.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을 제대로 홍보하고 붐업 하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한국이 많은 세계적 스포츠대회를 성공시켰듯이 이번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어떤 종목을 제일 좋아하는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동계 스포츠의 모든 종목을 다 좋아한다. 특히 김연아 선수가 활약했던 피겨 종목, 우리 한국 선수가 강세를 보이는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이런 부분을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에 "이제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고 평창동계올림픽이 금방 다가온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영어로 "Happy new year and see you in PyeongChang"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20일 방송된 NBC 보도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추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이를 미국 측에 이미 제안을 해 미국 측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가동 중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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