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폭발할까봐 불길 차단 주력" vs 가스공사 "불구덩이서도 안 터져"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현장에 도착하자 스프츠센터 주차장 앞에 LPG 탱크쪽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자칫 이 탱크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이쪽 화재 진압에 주력했습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22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전날 스포츠센터를 휘감은 화재를 진화할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전했다.
당시 필로티 1층 공간에 주차된 차량이 이미 불길에 대부분 타버린 상황이었고 바로 앞에는 2t짜리 LPG 탱크가 있었다고 한다.
이 탱크는 스포츠센터 보일러를 가동하는 난방용 가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LPG 탱크가 폭발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 폭발을 막으면서 건물 화재를 진압하는 '투 트랙' 진화에 나섰다는 게 이 서장의 주장이다.
이 서장은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진화) 시간이 조금, (늦어진) 그런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가정용인 20㎏ 용량의 LPG 통이 터져도 반경 10m가 파괴되는데 2t짜리가 터진다고 하면 그 피해는 폭탄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가스안전공사 측은 "가스통을 불구덩이 속에 던져 넣지 않는 이상 터지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용기의 압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가스를 일부 배출, 폭발을 막는 장치가 밸브에 설치돼 있다"며 "단순히 열이 가해지는 것만으로는 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탱크에 열이 가해졌더라도 가스가 배출되면 가스 버너에 불이 붙거나 토치램프에 불이 붙는 현상처럼 불이 날 수는 있어도 안전장치가 5∼6개에 달해 폭발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탱크가 화염에 휩싸여 압력이 한도를 넘어선다면 폭발할 위험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LPG 탱크를 불구덩이에 던져 넣었을 때처럼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일이라는 게 가스안전공사 설명이다.
가스안전공사는 전날 화재 당시 현장에 출동, 가스 밸브를 막았으며 소방서의 도움을 받아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LPG 탱크에 물을 뿌리며 압력이 올라가지 않게 했다고 한다.
제천소방서 내에서도 이 서장의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 나왔다.
이 소방서 관계자는 "LPG 탱크는 화재 현장과 거리가 좀 멀었다"며 "다행히 그쪽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스안전공사 측은 "가정용 LPG가 누출돼 화재가 난 것을 가스통이 터진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통 자체가 폭발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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