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 무력시위로 반발해 와…국면전환 염두 둔다면 수위조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올해 4번째 대북 제재 결의(2397호)를 채택하면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북한의 반발 수위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한반도 정세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내년에는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국면전환 기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안보리에서 제재 결의가 채택될 때마다 곧바로 자주권 침해 등을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해왔고 미사일 발사 등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9월 6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 결의 2375호가 채택된 지 사흘 만에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연쇄 발사에 대응해 8월에 안보리 제재 결의 2371호가 채택됐을 때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1발을 쏘아 올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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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례를 고려하면 북한이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결의에는 해외노동자를 24개월 내 모두 송환하도록 명문화하고 정유제품도 제재 이전과 비교해 연간 공급량의 90%를 감축하도록 하는 등 북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의 반발 수위는 통상 제재 수위와 비례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추가 핵실험 감행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또다시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를 대화의 흐름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타격이 있을 수 있고, 미국에서는 대화론이 더욱 위축되고 군사옵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는 연합군사훈련을 평창 올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게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또한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 특강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을 하면 이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을 (예년과 같은 시기에)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도 '말'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미사일 발사와 같은 '행동'에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새해에는 경제 건설과 제재 완화를 위해 한미를 상대로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판을 뒤엎지 않을 정도로 반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난 성명에 그치거나 탄도미사일이 아닌 발사체를 쏘는 등 저강도로 대응한다면 국면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안보리 제재에는 거의 예외 없이 도발로 맞서왔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곧바로 고강도 도발로 대응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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