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뇌부 회의서 비판…"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권리 있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새 안보전략이 공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이 양국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군 지휘관 행사에서, 최근 공개된 미국의 새 안보전략보고서와 관련, "외교적으로 표현하면, 뚜렷이 공세적인 요소가 있고, 군사적으로는 확실히 공격적이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러시아는 이를 고려해서 행동해야 한다고 군에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설치하는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거론하며, 이들이 양국의 기념비적인 INF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는 INF에 서명하고, 사거리 500∼5천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을 폐기했다. 이는 냉전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한 역사적 조약으로 꼽힌다.
하지만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부터 양국 간에 INF 위반 논쟁이 일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공 미사일시스템을 가동하면 언제든 중거리 순항 미사일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미국이 UNF 파기 일로를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러한 잠재 위협에 제 때 적절하게 대응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무엇보다 국경 주변과 유럽에서 무력 균형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면서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기반시설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코텔리 섬, 랭글 섬, 케이프 슈미트 등 북극해 제도에 1만명이 넘는 병력이 배치됐다고 보고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의 국방기술협력보좌관 블라디미르 코진은 21일 러시아 취재진에 "터키에 S-400 미사일을 수출하는 계약이 며칠 안에 이행단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14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에 S-400 도입 합의에 조인한다"고 말했다.
나토는 회원국 터키가 러시아 미사일시스템을 채택하려는 데 우려를 표했으나 터키는 S-400 도입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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