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터키, 아스타나 회담서 합의…UN특사 "UN 주도 협상에 기여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 '승전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시리아 대표자회의가 다음달 29일 소치에서 열린다.
러시아·이란·터키는 2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시리아 사태 해법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고,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 개최 일정에 이같이 합의했다.
시리아 대표자회의는 러시아 주도로 시리아정부와 반군 조직 등 각 세력이 모여 과도체제를 논의하는 협상장이다.
제네바에서 유엔 주도로 열리는 평화회담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3개 '보증국'은 아스타나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국민대화 대표자회의에 시리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증국은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다음달 19일 소치에서 준비회의를 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10월 아스타나 회담에서 3국은 한달 후 대표자회의 개최에 합의했으나 쿠르드계 초청 여부를 놓고 이견을 빚으며 최근까지 일정을 합의하지 못했다.
3국은 시리아 대표자회의 일정 외에 죄수 교환과 지뢰제거에도 합의했다.
이번 8차 회의에는 미국과 요르단 등이 참관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시리아내전이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군의 승리로 굳어지며, 협상의 무게중심도 러시아 주도의 협상으로 기울고 있다.
앞서 14일 끝난 유엔 주도 시리아 평화회담은 시리아정부의 방관적 태도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하며 시리아 사태 해소방안을 분주히 논의했다.
반정부 진영은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법과 과도체제 논의를 주도하고 유엔 회담은 이를 추인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우려한다.
전날 러시아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난 후 아스타나 회담에 합류한 유엔의 시리아특사도 완곡하게 우려를 나타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특사는 "국제사회 주체가 제안하는 모든 해법은 유엔 회담의 정치적 절차를 떠받치고 그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유엔의 일관된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