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인하가 대세…내년엔 미국 3회 인상 등 완화 축소 기조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올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잡았고 내년엔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대한 항공모함은 재빠르게 항로를 변경하기 어렵지만 일단 뱃머리를 돌린 뒤에는 속도가 나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는 세계적인 경기개선을 기반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장 10년 만에 금리를 올렸다.
미국이 예고대로 3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금융위기 후 약 8년 반에 걸쳐 시중에 풀었던 4조5천억 달러 규모 통화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자산매입규모를 내년부터 절반 줄이기로 결정, 양적 완화 축소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6년 5개월 만에, 영국은 10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최저금리에서 벗어났다.
캐나다도 6년 7개월 만인 지난 7월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9월 한 차례 추가해 총 0.50%포인트(p) 올렸다.
멕시코는 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1.5%p 올렸다. 현재 금리는 7.25%로 약 9년 만에 가장 높다.
체코도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와는 극적으로 다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2016년에도 1회만 올렸다.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들이 예상한 3∼4회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은행은 작년 6월에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췄고 ECB도 내렸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헝가리 등도 지난해 금리를 인하했다.
내년에는 우선 미국이 3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도 1∼2회 올린다는 것이 금융시장 전망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한은의 다음번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1분기, 바클레이스와 골드만삭스는 2분기, 씨티와 JP모건, UBS는 3분기로 보고 있다.
ECB는 내년에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연말엔 양적 완화를 끝낼 것으로 BNP는 전망했다.
중국도 내년에 긴축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는 인민은행이 내년 1분기와 3분기에 중단기 금리조정에 나선다고 전망했다.
일본도 내년 정책 기조 변경 전망이 나오고 있다.
BNP는 내년에 논의가 이뤄진다고 봤고 BoA는 3분기에 장기금리 목표를 소폭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일본 은행 통화 긴축 예상이 내년 상반기는 11%, 하반기는 32%였다.
내년에 체코와 루마니아는 물가상승 압박에 대응해 금리를 0.75%p씩 올리고 폴란드도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존 전망보다 인상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호주는 최근 중앙은행이 경기개선에 자신감을 밝힌 것을 두고 내년에 8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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