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셰그라드 그룹 폴란드·헝가리 난민 문제로 줄곧 EU와 충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사법부 독립 훼손 논란이 이는 폴란드의 사법개혁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전례 없이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로 하자 헝가리가 폴란드 편을 거들며 EU 비판에 나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22일 공영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폴란드에 대한 공격은 중부 유럽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EU의 폴란드 의결권 정지를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와 민족주의 성향의 여당은 판사 임명권을 의회가 갖고 법무부 장관의 유임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대법관을 사임시키는 등 사법부를 무력화한 법률을 제정해 안팎으로 법치주의,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법안은 다음 주 대통령 서명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EU 헌법에 해당하는 리스본 조약 7조를 발동해 폴란드의 법치주의 실태를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폴란드의 의결권을 정지하는 제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U가 회원국 의결권을 정지시킨 전례가 없어 폴란드는 EU의 조처에 강하게 반발했다.
EU의 난민 할당제를 반대하며 줄곧 EU를 비판했던 오르반 총리는 "폴란드 국민과 연대하고 EU 제재가 부과되지 않게 하는 것은 헝가리의 국가적 이익과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는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와 지역협력체인 비셰그라드 그룹을 운영하면서 EU의 난민 정책에 줄곧 반대했다.
이 가운데 폴란드, 헝가리는 EU와 유엔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난민 할당제를 거부하며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다.
헝가리는 오르반 총리의 측근 인사들이 잇따라 언론사를 인수하면서 EU와 언론 독립 문제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AFP통신은 폴란드 사법 파동과 함께 난민, 언론 독립 문제 등으로 과거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과 서유럽 사이에 긴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르반 총리는 반난민 정책을 앞세운 오스트리아의 새 연립정부에 대해서도 "기독교 가치에 바탕을 둔 보수 정권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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