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남은 날 책무 다할 것"…퇴위 앞두고 최다 생일축하객(종합)
"고마신사 참배서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 생각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2019년 퇴위를 앞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4세 생일을 맞은 23일 축하 방문객이 이어져 1989년 즉위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반인이 일왕을 볼 수 있는 3회의 축하행사에 4만5천900여명이 방문했다.
오후 궁내청 청사 앞에서 방문객 이름 등을 적는 행사 참가자를 포함하면 모두 5만2천300여명에 달한다.
자녀를 동반한 부부, 70대 이상 고령자 등 다양한 연령층이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해 방문객은 오후 행사 참가자를 포함해 3만8천여명이었다. 이러한 행사는 내년이 마지막이어서 더욱 많은 인원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왕은 오전 황거에서 열린 생일 축하행사에서 "태풍과 호우 피해 지역의 사람들, 동일본대지진 등 과거의 재해로 아직도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을 깊이 염려하고 있다"며 이재민을 언급했다.
이어 "오는 해가 국민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평온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미치코(美智子) 왕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부부,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 부부 등과 함께 발코니에서 일반인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키히토 일왕은 생일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년 4개월가량 남은 재위 기간에 대해 "남은 날들,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면서 다음 시대로의 계승을 위한 준비를 관계되는 사람들과 함께 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중도 퇴위 의향을 밝힌 아키히토 일왕은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회견에서 "나의 양위(퇴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여러 입장에서 생각해 노력해 준 것을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국회에서 중도 퇴위 관련 특례법이 통과한 이후 일왕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왕은 호우 피해를 봤던 후쿠오카(福岡), 오이타(大分) 현을 지난 10월 방문한 데 대해 "재해를 겪은 사람들이 깊은 슬픔 속에서 모두 협력하고 열심히 복구에 임하는 것을 마음 든든하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2015년 가고시마(鹿兒島) 현 남쪽의 화산섬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 분화 피해를 본 주민을 지난 11월 만난 것과 관련해선 "불행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서로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을 깊이 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9월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사이타마(埼玉) 현의 고마(高麗·'고구려'라는 뜻) 신사를 참배한 사실도 거론하며 "1천300년 전 고구려의 도래인(渡來人)이 이곳에 살며 지어진 신사"라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큰손녀 마코(眞子·25) 공주가 회사원과 약혼 발표한 것에 대해선 "매우 기쁘고 2명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정부가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일왕 퇴위 및 즉위 준비 비용으로 35억6천만엔(약 339억원)이 편성됐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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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신사 참배서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 생각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2019년 퇴위를 앞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4세 생일을 맞은 23일 축하 방문객이 이어져 1989년 즉위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반인이 일왕을 볼 수 있는 3회의 축하행사에 4만5천900여명이 방문했다.
오후 궁내청 청사 앞에서 방문객 이름 등을 적는 행사 참가자를 포함하면 모두 5만2천300여명에 달한다.
자녀를 동반한 부부, 70대 이상 고령자 등 다양한 연령층이 행사장을 찾았다.
지난해 방문객은 오후 행사 참가자를 포함해 3만8천여명이었다. 이러한 행사는 내년이 마지막이어서 더욱 많은 인원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왕은 오전 황거에서 열린 생일 축하행사에서 "태풍과 호우 피해 지역의 사람들, 동일본대지진 등 과거의 재해로 아직도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보내는 사람들을 깊이 염려하고 있다"며 이재민을 언급했다.
이어 "오는 해가 국민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평온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미치코(美智子) 왕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부부,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 부부 등과 함께 발코니에서 일반인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키히토 일왕은 생일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년 4개월가량 남은 재위 기간에 대해 "남은 날들,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하면서 다음 시대로의 계승을 위한 준비를 관계되는 사람들과 함께 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중도 퇴위 의향을 밝힌 아키히토 일왕은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다음날인 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할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회견에서 "나의 양위(퇴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여러 입장에서 생각해 노력해 준 것을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6월 국회에서 중도 퇴위 관련 특례법이 통과한 이후 일왕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왕은 호우 피해를 봤던 후쿠오카(福岡), 오이타(大分) 현을 지난 10월 방문한 데 대해 "재해를 겪은 사람들이 깊은 슬픔 속에서 모두 협력하고 열심히 복구에 임하는 것을 마음 든든하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또한, 2015년 가고시마(鹿兒島) 현 남쪽의 화산섬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 분화 피해를 본 주민을 지난 11월 만난 것과 관련해선 "불행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서로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을 깊이 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9월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사이타마(埼玉) 현의 고마(高麗·'고구려'라는 뜻) 신사를 참배한 사실도 거론하며 "1천300년 전 고구려의 도래인(渡來人)이 이곳에 살며 지어진 신사"라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와의 긴 교류의 역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큰손녀 마코(眞子·25) 공주가 회사원과 약혼 발표한 것에 대해선 "매우 기쁘고 2명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정부가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일왕 퇴위 및 즉위 준비 비용으로 35억6천만엔(약 339억원)이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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