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越전쟁 다룬 영화 중국서 흥행 돌풍…'은발족' 향수 유발

입력 2017-12-23 13:48  

中·越전쟁 다룬 영화 중국서 흥행 돌풍…'은발족' 향수 유발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영화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이 1970년대 말 중국-베트남 전쟁을 다룬 신작 '방화'(芳華·영문명 Youth)가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23일 중국 전경망(全景網)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방화'는 전국적으로 5억8천만 위안(약 953억원) 이상의 흥행수입을 기록하면서 같은 시기에 개봉한 '기문둔갑'(1억2천만 위안)을 제치고 흥행점유율 65.6%에 도달했다.
전경망은 "중국 영화계에선 이런 흥행열기가 이어질 경우 '방화'의 흥행수입이 10억 위안(약 1천6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펑샤오강이 최근 수년간 감독한 작품 중 최고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봉황망(鳳凰網)은 "'방화' 흥행수입 중 45세 이상 중장년층 관객이 35% 정도를 차지해 새로운 관람층을 형성했다"며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은발족'(銀髮族)이 붐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방화'를 상영하는 객석의 절반 이상이 할머니, 할아버지인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영화 내용이 바로 이들의 청춘시절을 다뤄 향수를 유발한 결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영화는 펑샤오강 감독이 중-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중국 군인들에게 바치는 의미로 제작했으며, 지난 9월 말 전국 상영을 준비하다가 돌연 "당국과 협의 끝에" 개봉을 석 달가량 연기했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여는 19차 당대회를 앞둔데다 화해 기류가 흐르는 중-베트남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인기 소설가 옌거링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1970년대 말~1980년대 문화대혁명과 중-베트남 전쟁을 무대로 인민해방군 문예공작대 청년 가무단원들의 사랑과 인생역정을 그렸다.
중화권 매체들은 "떠오르는 스타 황쉬안(黃軒)이 주연을 맡고 실제 무용학과 출신의 여주인공 먀오먀오(苗苗) 등이 문예공작대 수련과정을 생생하게 연기했으며 6분간에 걸친 실감 나는 전투장면 등이 폭넓은 세대의 관객층에게 어필했다"고 전했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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