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러시아가 하바롭스크 항공 노선을 자유화하자 국내 항공사들이 신규 취항을 검토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바롭스크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물류 중심지로, 비즈니스·동남아 환승 등 승객 수요가 있는 지역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당국은 최근 국토부에 우리나라 항공사의 하바롭스크 취항 제한을 해제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국토부는 이런 사실을 외교 채널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한-러 항공당국은 1997년 맺은 항공협정에서 노선별 항공사 수를 양국 각각 1개로 제한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인천∼하바롭스크 노선에는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020560](주 3회)과 러시아의 오로라항공(주 5회)이 운항 중이다.
하바롭스크 노선 자유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항공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003490]과 제주항공[089590]이 신규 취항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하바롭스크 노선에 대한 시장성을 먼저 검토할 계획"이라며 "시급한 사안은 아니어서 당장 비행기를 띄운다기보다 동계스케줄을 소화한 뒤 전체 기단 운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취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노선 자유화 소식을 듣고 하바롭스크 신규 취항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취항 계획을 검토하는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주 3회 취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증편 여부를,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취항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바롭스크는 러시아 정부가 지정한 극동지역 선도개발구역 중 하나로 운송·물류·철강 등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다. 러시아가 극동개발과 아태지역 국가들과 협력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신동방정책'의 핵심 지역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신북방정책' 비전을 소개하며 한-러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바롭스크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우리나라의 신북방정책이 만나는 접점으로, 한-러 경제협력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이미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자유화한 후 5년 동안 여객 수송이 연평균 12.1% 증가하는 등 개방 효과를 맛본 바 있다"며 "하바롭스크 노선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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