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피아 전 회장에 징역 4년 선고…"상장폐지 원인제공, 주주 피해 막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예나 기자 = 정부 육성사업에 선정될 정도로 유망했던 코스닥 상장기업의 돈을 빼돌려 부실기업으로 전락시킨 스타 벤처기업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배병우(54) 전 인포피아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배씨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회사에 지원되는 정부출연금 9억 원을 유용하고, 2015년 7월에는 자사주 25만 주(40억 원 상당)를 임의로 처분해 빼돌리는 등 220억 원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에 따르면 인포피아는 2010년 '히든챔피언', 2011년 '월드클래스 300' 등 수출입은행과 정부의 육성사업에 선정된 강소기업이었다. 당시 배씨는 '스타 벤처기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회사는 안에서부터 곪고 있었다. 배씨는 회사 내실을 키우기보다 외양을 부풀리며 명성을 이어가려 했다.
배씨는 허위 공시나 허위 보도자료 배포 등을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한편 의료기기 포장 외주업체를 배우자 명의 회사로 선정하고서 포장 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
결국, 회사가 망가지자 배씨는 2015년 7월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에게 회사 주식을 넘기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후 부실 경영이 거듭되며 인포피아는 지난해 5월 상장 폐지됐다.
재판부는 "회사가 상장 폐지되는 과정의 원인을 제공했고, 주주들이 막대한 피해를 봐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배임 혐의 중 일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또 배씨와 함께 업무상 횡령·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고모 전 대표와 배모 전 전무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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