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에 신임장 제정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가톨릭 교리에 위배되는 혼외 관계 전력을 지닌 사람을 교황청 대사로 임명하는 게 옳은지를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섰던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아내인 칼리스타 깅리치(51)가 교황청 주재 미국 대사로 공식 취임했다.
깅리치(51) 대사는 22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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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신임 교황청 대사로 지명된 뒤 지난 달 바티칸에 부임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계 입문과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최대 공신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 그의 부인을 교황청 대사로 임명한 것은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두 사람은 6년 간의 혼외 관계 끝에 결혼한 전력이 있어 깅리치의 교황청 대사 지명은 미국 가톨릭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하원의장 재직 당시 둘째 부인과 결혼한 상태였으나, 하원 서기로 일하던 현재 부인과 외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9년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이듬 해 칼리스타 깅리치를 세 번째 아내로 맞이했다.
이런 까닭에 미국 가톨릭계는 간통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 외교적으로 중요한 교황청 대사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칼리스타 깅리치의 대사 부임을 거절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외 전력 논란과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견 등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칼리스타 깅리치는 향후 교황청 미국 대사로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결정에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 온 바 있다.
한편, 교황청 주재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아동 서적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이기도 한 신임 대사가 인권과 종교자유 증진, 인신 매매 근절과 국제 분쟁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교황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아내와 함께 로마에 거주하며 폭스뉴스 토론자로서의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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