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사인 아니더라도 위생관리 수준 보여주는 '지표' 판단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숨진 신생아 일부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점에 주목하고 이 병원의 위생관리 체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압수한 전산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숨진 신생아 중 한 명이 사망 닷새 전 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로타바이러스가 신생아의 직접 사인이 아니더라도 일부가 이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점은 사건이 벌어진 신생아중환자실의 위생관리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과실 여부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분변이나 구토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사건을 전후해 전원하거나 퇴원한 신생아 중 4명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유족들이 언론을 통해 "기저귀를 바닥에 버리고 다시 손으로 집었다"고 증언한 점 등도 경찰이 '위생관리 과실'을 의심하는 근거다.
경찰은 19일 이대목동병원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숨진 신생아의 의무기록만으로는 사건 당시 로타바이러스가 중환자실에 어느 정도로 퍼져있었는지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관련 의무기록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하지 않고 퇴원한 신생아들은 물론 다른 병원으로 옮긴 신생아들의 자료까지 확보해야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내주 7∼8명의 병원 관계자들을 줄소환해 신생아에게 투입된 완전정맥영양 약제 제조 과정, 당직근무 인원 배분, 외부인의 신생아중환자실 출입 가능성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에서 과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광수대는 양천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뒤 처음으로 신생아중환자실 수간호사와 약제실 약사 등 2명을 22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a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