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의 결정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외무차관은 23일(현지시간)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어떤 종류의 무기 공급도 키예프(우크라이나)의 호전적 진영을 고무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로 하여금 자국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도록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호전적 분위기 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과정의 결렬 위험을 높이고 민스크 평화협정 전망을 어둡게 한다"면서 "이는 또 우크라이나 정부와 돈바스 지역(분리주의자들)과의 직접 대화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도 이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살상무기 공급 의사를 밝히면서 금지선을 넘었다"면서 이제 미국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몰래 해오던 상업 계약의 틀 속에서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무기 공급이 이루어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랴브코프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은 중재자가 아닌 "전쟁 촉발 공범자"라고 비난했다.
프란츠 클린체비치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도 "미국이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전쟁으로 떠밀고 있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들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향상된 방어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하면서도 분쟁 확대 우려에 살상무기 판매는 금지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권의 대(對)우크라이나 정책에서 탈피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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