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아이티 출신 모두 에이즈 감염자' 발언"

입력 2017-12-24 06:16  

NYT "트럼프 '아이티 출신 모두 에이즈 감염자' 발언"
"나이지리아 출신, 오두막에 안돌아갈 것"…백악관 "사실아냐" 반박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에 대해 "모두 에이즈(AIDS) 감염자"라고 발언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티는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로. 중남미에서도 대표적인 빈국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아이티 강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아이티 국민에 대해 미국 거주가 가능한 임시보호지위(TPS)를 부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갱신 없이 TPS를 만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4만여 명의 나이지리아 출신들에 대해선 "미국을 한번 보게 된다면 결코 그들의 오두막(hut)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런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비자(VISA·입국사증)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진들도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 실장과 틸러슨 장관이 "발급되는 상당수 비자는 단기 여행비자"라고 설명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격하게 발언했고, 켈리 실장은 "실무진들은 회의실에서 나가는 게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집무실 밖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질책이 계속 들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에이즈나 오두막이라는 단어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단어를 사용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켈리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 틸러슨 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당시 백악관 부서실장)을 비롯해 당시 회의장에 있었던 모든 인사는 이런 터무니없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부인했다"고 반박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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