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성장률 7년만에 4% 찍나…美호조·中둔화 전망 대세

입력 2017-12-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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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성장률 7년만에 4% 찍나…美호조·中둔화 전망 대세
한국 2년째 3%대 전망…중국 6.5% 밑돌며 28년만에 최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의 호황 국면을 이어받아 7년 만에 4%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세계 경제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호조에 힘입어 2011년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구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이었던 중국은 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치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보여 내년 다소 우울한 한 해를 맞을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공세와 전 세계적인 긴축기조에도 수출과 고용의 굳건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 세계경제 7년만에 4% 찍나…美·중동·중남미가 추동력
26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IB 등 41개 기관의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7%로, 올해(3.6%)보다 소폭 높았다.
이는 4.3%를 기록했던 2011년 이후 최고성장률이다.
일부 IB들은 내년 세계 경제가 7년 만에 4%가 넘는 성장률을 나타낼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리전스 파이낸셜이 4.2%라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도 내년 성장률이 4%를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경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며 주요 경제국들이 금융 위기 이전 수준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스탠다드차타드(3.9%)와 노무라증권(3.9%),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3.8%), JP모건체이스(3.8%)가 내년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생각보다 튼튼한 모멘텀을 갖고 있어 내년에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IB들의 시각을 더욱 장밋빛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으로 미국의 성장세는 올해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 중간값은 2.5%로, 올해(2.3%)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아랍 산유국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가 이끄는 중동과 중남미 지역의 경제가 내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IB들은 올해 0.8%에 불과했던 GCC 경제성장률은 내년 2.3%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점쳤다. 특히 올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0.5%)와 쿠웨이트(-1.0%)는 내년에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각각 1.5%와 2.2%의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경기호조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가 유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뿐더러 지나치게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는 중동 국가들의 개혁정책이 내년에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가 이러한 전망을 이끌었다.
중남미도 올해 1.1%에서 내년 2.5%로 2배가 넘는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남미 주요 국가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페루, 칠레가 복지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우파 정권으로 대폭 물갈이되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이 IB들의 일관된 해석이다.

◇ 한국은 올해와 비슷한 흐름…중국은 28년만에 최저 성장 가능성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 중간값은 3.0%로, 올해 3.1%와 비슷했다. 2년째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 셈이다.
웰스파고가 한국 경제가 내년 4.0% 성장할 것이라며 가장 긍정적으로 내다본 가운데 캐피털 이코노믹스(3.5%)와 골드만삭스·바클레이스(3.1%)가 한국이 3%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HSBC와 다이이치생명 전망치는 2.6%로 다소 낮았지만, IB들은 한국에 대해서는 비교적 고른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등이 이끄는 수출 호조와 정부 주도 하의 고용 증가로 한국 경제가 올해와 같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리라는 것이 IB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는 내년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6.8%에서 내년 6.4%로 낮아질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내년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은 3%대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전망이다.
IB들은 중국의 생산능력 과잉과 위험 수준의 부채, 주택시장 공급 과잉이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가 지난 18∼20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개혁개방 40년 만에 중국 경제기조를 양적 성장 위주에서 불균형 해소와 지속 가능성에 중심을 둔 질적 성장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이런 시각과 무관치 않다.
또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반덤핑조사 같은 무역구제제도까지 동원해 중국에 대해 대대적인 무역 공세를 개시한 것은 중국의 내년 전망을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일본의 내년 경제성장도 올해 1.6%에서 1.3%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정부가 재정 건실화를 목표로 예고한 긴축정책과 감소 추세인 생산가능인구가 내년 일본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웰스파고는 이번 달 발표한 내년 경제 전망 보고에서 "올해 가속화된 세계 경기 확장세가 오는 201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국의 부채 위험과 미국에서 시작된 긴축기조가 내년 세계 경제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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