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내년은 아마존 대 모두의 싸움?"

입력 2017-12-25 08:00  

<실리콘밸리 리포트> "내년은 아마존 대 모두의 싸움?"
홀푸드 인수 후 아마존 '공공의 적' 부상…"아마존이냐 반 아마존이냐 선택해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올 한해 실리콘 밸리의 최대 사건을 꼽는다면…
애플의 첫 증강현실 기반 아이폰 X 출시, 하드웨어에 사운을 건 베팅을 하는 구글, '가짜 뉴스'파문에 휩싸인 페이스북, 성추행 고발로 시작된 우버의 고난 등 수많은 뉴스가 IT와 관련 산업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순전히 비즈니스 영역에서만 보자면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가 시장에 던진 충격파 역시 간단치 않다.
아마존이 지난 6월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인 홀푸드를 137억 달러(15조5천억 원)에 전격 인수한 것은 단순히 IT 대기업이 식품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일단 첫 파장은 예상대로였다. 기존 식품 업체들이 아마존에 인수된 홀푸드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크로거 등 초대형 식품 업체의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아마존은 미국 가정의 약 60%가 가입한 아마존 프라임 회원(연회비 99달러)을 상대로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파문도 발생했다. 구글이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한 것이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에 충격을 받은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의 초대형 소매업체들이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물건을 주문하는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아마존의 AI 비서 기기인 에코에 맞서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현재 스마트 스피커 시장의 70%를 에코가 점하고 있지만, 구글 홈이 미국 거대 소매업체들의 지원을 업고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또 소규모 소매업체들은 인스타카트와 같은 당일 배송 전문 스타트업들과의 계약을 통해 아마존 스타일의 신속 배송 시스템을 속속 갖추면서 아마존의 고사 작전에 맞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더 예상치 못한 파문은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월마트는 공급업체들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아마존 웹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도록 공공연하게 압박을 가했다. 크로거도 AWS 탈퇴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WS에서 탈퇴한 기업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사업으로 옮겨타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AWS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AWS 매출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지난 11일 글로벌 금융컨설팅사인 에버코어 ISI의 커크 매터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가 2020년까지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의 독점력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경계심도 커져 자신들의 데이터를 AWS에 보관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AWS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수록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에 대한 선호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그러잖아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아마존에 겁을 먹고 있던 미국 소매업체들의 경계심을 더욱 자극하면서 AI 스피커 시장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미래 산업 영역에까지 광범위한 파문을 던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가 해당 업계는 물론, IT 기업 세계를 격동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이 모든 움직임은 미국 기업들이 아마존의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미국 기업들은 아마존에 반대하거나 아마존에 합류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아마존과 다른 모두와의 대결 양상"이라고까지 말했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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