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찰, '횡단보도 앞 차량 정지' 캠페인·단속 강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횡단보도 앞에서도 정지할 줄 모르는 운전자들로 인해 중국 내에서 최근 3년간 4천 명 가까운 보행자가 사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 집계 결과 최근 3년간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무려 1만4천여 건에 달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사망한 보행자의 수도 같은 기간 3천898명에 이른다.
이들 사고의 90%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차량을 정지하지 않은 운전자로 인해 발생했다.
중국은 도로를 건너려는 보행자에게 지옥 같은 곳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횡단보도 앞에 보행자가 서 있어도 차량은 서행하거나 정지하지 않고 속도를 내면서 지나치기 일쑤다. 심지어 교통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가 켜져도 이를 무시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최근 수년 새 해외여행을 다녀온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정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선진국의 교통 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경찰은 중국 전역에서 '횡단보도 규범 지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횡단보도 앞 단속을 강화하고, 교통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24시간 단속을 벌이고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교통안전법에 따르면 횡단보도 앞에서 서행하거나 정지하지 않는 차량은 100위안(약 1만6천원)의 벌금과 함께 벌점 3점을 받는다. 일 년 내 벌점 12점을 받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다만 상당수 중국 네티즌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술에 취해 횡단보도를 왔다 갔다 하는 등 일부 보행자의 개념 없는 행태 또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학 교수 장주팅은 "교통안전이라는 관점에서 운전자는 보행자에게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보행자 안전과 차량 흐름이라는 양자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언제나 보행자 안전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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