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런던의 한 기차역이 노숙자 200여 명에게 성탄절 점심을 대접한다.
철도 회사인 '네트워크 레일' 직원 30여명이 자선단체들과 힘을 합쳐 크리스마스이브 마지막 기차가 플랫폼을 떠난 후 밤사이 유스턴역사 승합실에 식탁들을 배치하고 노숙자 맞이를 준비했다.
또 노숙자들에게 나눠줄 의류와 세면도구 등 선물도 마련해뒀다.
인근 초등학교 학생 200여명은 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카드를 쓰고 지역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게 자신의 주방을 내줬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철도 회사 직원인 스티브 네이부어는 "이보다 더 나을 수 없었다"며 "참여한 사람들의 시간 등 모든 게 기부됐다"고 말했다.
자선단체 세인트 문고스의 매니저 베스 노든은 "많은 사람이 가족 등과의 관계가 무너지면서 노숙자가 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우리 이웃들 일부에게는 특별히 외로운 시간이 된다"며 행사를 마련한 취지를 설명했다.
유스턴역은 런던에서 5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기차역이다.
이외에도 영국 남부 플리머스의 한 팰러스 극장은 성탄절 하루 극장 문을 열어 노숙자들이 쉴 수 있도록 했다. 지역민들은 극장에 선물들을 가져다 놔 노숙자들을 맞았다.
영국 사회에서는 노숙자 급증을 두고 "국가 위기"라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의회 회계감사위원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나라 전역에 걸쳐 노숙자가 9천명을 넘는다. 또 약 7만8천 가구는 임시 숙박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과 비교해 노숙자가 1.3배나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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