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은 남은 사람들 몫…제천 참사 희생자 마지막 발인

입력 2017-12-26 09:20  

아픔은 남은 사람들 몫…제천 참사 희생자 마지막 발인
박한주·박재용 목사 등 4명 영결식…희생자 29명 영면

(제천=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화통하게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고 늘 웃어주던 모습이 너무 그리워요. 이제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26일 오전 7시께 충북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에서 스포츠센터 화재로 희생된 29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인 신명남(53)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지난 21일 화재로 숨진 아내를 떠나보내는 남편 안영기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충주가 고향인 신씨 부부는 제천에서 유독 금실이 좋기로 소문났다. 신씨는 회사원인 남편을 내조하며 두 자녀를 반듯하게 키웠다.
유가족과 친지와 친구 30여명은 이날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근규 제천시장, 이일 충북도소방본부장도 영결식에 참석,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신씨는 지난 21일 목욕을 하려고 스포츠센터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숨진 신씨는 건물 2층 여자목욕탕에서 발견됐다.
한 친지는 "부부 금실이 좋았고, 밝은 성격에 가족을 늘 즐겁게 했던 사람"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한 유족은 "친정뿐만 아니라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자주 찾아가고 잘 따르는 효녀 중의 효녀"라면서 "천성이 착한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떠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신씨의 발언에 이어 오전 8시 같은 병원에서 드림성결교회 박재용(42) 목사와 제천중앙성결교회 박한주(62) 담임목사 합동 발인식이 엄수됐다.
두 목사는 지난 21일 충주에서 열린 목사 모임에 참석한 뒤 함께 사우나를 찾았다 참변을 당했다. 두 목사는 같은 교회에서 담임과 부목사로 함께 일했던 사이로 동료애가 두터웠다.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한 교인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이 베풀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서 "교회 성도들도 잘 따랐고 닮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두 목사 교회 성도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중앙성결교회에서 합동 추모 예배를 했다.
이날 신씨와 박 목사 등 4명의 발인으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유족 대책위는 오는 27일 제천체육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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