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만 공개, 품질은 미지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지난 2011년 창업 이후 엄청난 투자를 받고도 실제 제품은 내놓지 않아 'AR(증강현실)계의 테라노스'라는 오명까지 들었던 매직리프가 6년 만에 첫 제품을 공개했다.
'매직리프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이라는 이름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5일 "구글, 알리바바, 퀄컴 등으로부터 6년 동안 무려 20억 달러(2조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가장 비밀스러운 스타트업 매직리프가 마침내 첫 제품인 매직리프 원을 내놨다"고 전했다.
매직리프 원은 고글 형태의 스마트 안경, 허리벨트에 착용하도록 설계한 포켓 컴퓨터 라이트 팩, 손에 쥐는 컨트롤러로 구성됐다. 라이트 팩은 스마트 안경과 선으로 이어져 있지만, 컨트롤러는 무선으로 연결된다.
매직리프 측은 "혼합현실을 활용해 현실에 컴퓨터 그래픽을 통합한 매직리프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은 웹서핑이나 쇼핑, 가상 모니터링, 텔레프레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직리프는 이 제품에 음성이나 동작(움직임), 머리 자세, 눈동자 추적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입력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내년 초에 개발자용으로 출시될 이 스마트 안경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천~1천500달러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직리프는 개발자들이 자사의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활용하도록 크리에이터 포털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매직리프를 'AR계의 테라노스'라고 비판했었다. 소량의 혈액으로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 월그린 등으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다가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허위 마케팅을 한 사실이 드러나 망해버린 테라노스를 '증강현실계의 총아'로 불리던 매직리프에 빗댄 것이다.
당시 더버지는 "매직리프의 혁신적인 증강현실 기술은 완성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며, 현 상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 렌즈 헤드셋보다도 열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바닥 안에 들어간 작은 코끼리, 체육관 바닥에서 솟구쳐 오르는 엄청난 크기의 고래. 사무실 내에서의 총격 게임 장면 등 자신들의 기술을 뽐내기 위해 제작한 광고들이 사실은 특수효과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과장광고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매직리프는 궁지에 몰렸었다.
이런 논란이 있고 나서 꼭 1년 후에 매직리프가 첫 AR 헤드셋을 선보인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직 헤드셋의 외관만 공개됐을 뿐 실제로 구현되는 영상의 품질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엄청난 투자를 받은 매직리프가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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