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트래픽 초과로 폐쇄…블로그·페이스북도 비판 잇따라
유족 "우리도 조사 도우려 현장 안 들어가"…권 의원 "의정활동"
(제천=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출입 통제가 이뤄지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을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들어가 사진까지 찍은 자유한국당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을 향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논란 관련 기사에 수 많은 댓글이 붙고, 권 의원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페이스북·블로그에도 그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권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26일 오전 현재 그의 개인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접속이 중단된 상태다.
권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이번 논란과 상관없는 글에도 '일 방해하며 찍으신 셀카는 업로드 안 합니까?', '화재현장 투어 가셨네. 세금으로 해외연수 안 가고 국내 투어 간 걸 칭찬해줄까' 등 비아냥조의 댓글 수십 건이 달렸다.
권 의원의 블로그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블로그의 가장 최신 글은 지난 8일 업로드한 영흥도 낚시 어선 전복 사고 관련 의정활동을 소개한 글이다.
하지만 100여 건의 댓글은 '무소불위 국회의원님 정신 좀 차리시지요', '화재 발생 며칠 만에 나타나 현장 무단 침입해 갑질을 했네' 등 비난 일색이다.
권 의원 관련 언론 보도에는 수백∼수천개의 댓글이 달린 지 오래다.
누리꾼들은 '국회의원이 벼슬이냐', '무슨 특권인데 금지구역을 들어가나', '국회의원이 대단하긴 하네. 유가족도 못 찍는 현장사진도 찍고'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권 의원은 지난 24일 오후 화재 감식 등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을 방문해 30여 분간 둘러보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했다.
권 의원은 현장에 들어가려도 출입을 제지하는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충북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결국 출입 승낙을 받아 현장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화재 현장은 수색 작업을 위해 유족들도 출입이 금지됐다. 지난 23일 유족대표 일부에게 합동감식 참관이 허용되기도 했지만, 사진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한 유족은 "궁금한 걸로 치면 우리보다 더한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며 "우리도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돕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현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런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정치권도 일제히 성명을 내 "국회의원 본분을 망각한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현장을 찾은 것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일환"이라며 "초기 승강이가 있었지만 경찰 입회하에 들어가 현장을 살폈다"고 해명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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