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새로 나온 그림책 '아빠 빨강'(키즈엠)은 연말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앉아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아빠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아이의 마음, 늘 아이를 생각하며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는 아빠의 마음이 예쁜 그림과 글 속에 녹아있다.
연필 스케치 느낌의 따뜻한 그림체에 색깔로는 빨강만 돋보이게 표현한 그림이 우선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짧지만, 함축적인 글이 손글씨 체로 어우러진다.
매일 아침 빨강 알람 시계가 울리면 아빠는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 빨강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간다. 오늘은 12월 25일 빨강 날인데도 아빠는 출근했다. 엄마와 나는 아빠에게 선물을 주려고 빨강 딸기 케이크에 편지도 준비하지만, 아빠는 밤이 늦도록 오지 않는다. 눈 오는 밤 아빠가 빨강 옷을 입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나는 벌써 잠이 들었다. 아빠는 내가 써놓은 편지를 보고는 발그레 미소 짓는다.
이 책은 신인 정나은 작가의 첫 작품이다. 작가는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다. 이 책은 작가가 실제로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에도 회사에 가는 아빠의 바짓단을 붙잡고 투정한 기억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세월이 한참 흘러 아빠처럼 일을 하는 성인이 되어서야, 저는 비로소 아빠의 빨간 눈과 빨간 날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빠의 눈을 빨갛게 물들였던 것은 피곤이 아니라 사랑과 책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빠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아 만든 이야기가 바로 '아빠 빨강'입니다"라고 소개했다.
44쪽.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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