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강·태극마크·신동'…탁구·셔틀콕 '중학생 돌풍'

입력 2017-12-26 15:20  

'첫 4강·태극마크·신동'…탁구·셔틀콕 '중학생 돌풍'



(서울·대구=연합뉴스) 김태종 최인영 기자 = 아마추어 종목인 탁구와 배드민턴에서 어린 중학생들이 국가대표 선수까지 따돌리고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성인 못지않은 기량으로 자신들보다 나이가 많은 형과 언니들을 잇달아 잠재우면서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주인공은 나란히 중학교 3학년생인 탁구 조대성(15·대광중)과 배드민턴 안세영(15·광주체중).
조대성은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남녀탁구종합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8강에서 국가대표 이상수(27·국군체육부대)를 세트스코어 4-3으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초·중·고, 대학, 일반 구분 없는 오픈 대회에서 중학생이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삼성생명) 감독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이루지 못했다.
조대성은 22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실업팀 형들을 3차례나 물리친 뒤 8강에 올라 이상수마저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상수는 올해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에서 4강에 오른 선수로, 국내 선수 중 세계랭킹(11위)이 가장 높다.
조대성은 1969년 당시 이에리사 이후 48년 만에 중학생으로 이 대회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탁구에서는 또 국가대표 출신 오상은의 아들 오준성(11·오정초5)이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에서 실업 선수를 이기며 초등학생으로는 처음으로 단식 3회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배드민턴에서는 여중생 안세영이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전라북도 군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국가대표선발전 여자단식에서 7전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도 전에 주니어 대표팀을 넘어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선발전에 참가한 중학생도 남녀 단식·복식을 통틀어 안세영이 유일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단순히 출전에 그치지 않고 현 국가대표를 포함한 실업 선수 4명과 대학생 1명, 고등학생 2명을 모두 제압하며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들은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도쿄(2020년)나 파리(2024년) 올림픽에서 메달 가능성까지 높이고 있다.
한국 탁구는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처음 단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배드민턴도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올림픽 '노골드'의 수모를 당하며 '효자종목'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들 10대의 활약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 것인지 올림픽을 향한 한국 스포츠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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