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의당과 공조 우선 모색…한국, 청와대앞 규탄 회견
우원식·김성태 회동했지만 접점 도출 실패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신영 서혜림 기자 = 여야의 극한 대치로 12월 임시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성탄절 연휴 직후인 26일 국회 개헌특위 시한 연장 문제 등을 놓고 서로에 책임을 전가하는 '네 탓 공방'에 열을 올렸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은 '여야 합의'라는 원칙만을 강조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접점 모색에 나섰지만 결국 의견 접근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논의의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가급적이면 한국당과 같이 해야 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민 개헌보다 문재인 개헌을 가져가기 위한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에 아직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 운영위원장 문제도 빅딜 거리가 아닌데 선출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우리 입장이 단호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연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손잡고 본회의를 전격 개최하는 시나리오가 벌써 거론된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고등교육법 개정안(시간강사법) 등 올해가 시한인 '일몰 민생법'의 본회의 처리가 시급한 데다, 감사원장과 대법관 임명동의안 역시 시간을 마냥 끌 수는 없는 만큼 여야 모두 국회 파행에 따른 부담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개헌특위 연장없는 본회의 개최에 부정적이고, 아직은 한국당을 배제한 안건처리에 단호히 반대하고 있어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이날도 책임 공방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일단 한국당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압박하며 현안 처리의 시급성을 호소하는 여론몰이에 주력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국회를 찾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원내대표를 잇달아 만나 임시국회 안건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권 전체가 움직이는 모양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22일 예정된 본회의를 일방 무산시킨 데 이어 우리의 과감한 양보에 비해 지나치게 비타협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제를 풀 열쇠는 한국당이 상식과 순리대로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당 내부에선 국민의당을 우선 설득해 민생법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전략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설 연휴를 고려하면 2월 임시국회를 당겨 1월 임시국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임명동의안이 계속 발목잡힐 경우 역풍을 고려해 국민의당과 손잡고 우선 처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며 "설 연휴 때문에 1월 임시국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은 아예 청와대 앞에서 규탄 회견을 열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여당과의 협상보다는 대여 투쟁을 선택한 셈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진실을 은폐하려 하는 'UAE 원전게이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국정조사를 촉구한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관련자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려는 시도는 그만두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국회 공전의 책임은 여권에 돌렸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을 패싱하고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 정치로서 국회를 짓밟고 가겠다는 문재인 정권의 독단적 국정운영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개헌을 위해 국민개헌을 걷어찬, 청와대·민주당·국회의장 '3각 커넥션'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양쪽을 동시에 비판하며 두 정당의 합의를 거듭 촉구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주당의 주장대로 제1야당인 한국당을 배제한 채 개헌 논의를 하자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당초 한국당도 약속했던 것"이라며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개헌특위 문제를 매듭지을 것을 양측에 촉구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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