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 여인들의 '두레방'에서 희망을 보다

입력 2017-12-27 08:00  

기지촌 여인들의 '두레방'에서 희망을 보다
문동환 목사, 신간 '두레방 여인들'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개신교계 원로인 문동환(97) 목사는 친형 문익환 목사와 함께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한 실천적 목회자다.
백수를 앞둔 문 목사가 새 책 '두레방 여인들'을 펴냈다. '예수냐 바울이냐'에 이어 2년여 만에 내놓은 책이다.
두레방은 문 목사의 부인 문혜림(미국명 페이 핀치백) 여사가 1986년 의정부에 설립한 기지촌 여성 지원 단체다. 기지촌 여성들이 모여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의정부시 한미연합사령부 앞 사무실에서 영어와 한국어 교실을 개설하면서 시작한 두레방은 1989년부터 두레방 빵을 만들어 판매하며 기지촌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왔고, 혼혈아동을 위한 놀이방과 공부방도 개설했다.
한국 기지촌에 유입된 필리핀 여성 실태 조사를 하고 성매매피해상담소와 피해 여성 지원시설을 개설하는 등 연구, 교육, 상담 사업도 전개하면서 미국과 동남아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이 책은 두레방을 초기부터 물심양면 지원해 온 문 목사가 두레방 활동에 신학적 교리를 적용해 '두레방 신학'으로 정리한 것이다.
두레방을 드나들던 여인들의 경험담을 묶은 책 '두레방 이야기' 등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성서의 관점에서 음미하면서 갖은 천대와 고생을 겪은 이들의 삶 속에서 내일을 향한 희망을 읽어낸다.
또 기지촌 성매매 문제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로 연결되는 수직적 수탈구조를 띠고 있으며 이 수탈구조가 미국 제국주의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면서 신대륙 발견부터 시작된 미국 제국주의 수탈의 역사와 이에 저항해 나온 생명문화운동의 흐름을 살펴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성서 속에 나오는 생명문화공동체 운동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결국 기지촌의 두레방 운동이 역사 속에 흘러온 생명문화공동체 운동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문 목사는 서문에서 "두레방의 생명문화운동은 억압받는 여성과 그들처럼 짓밟히는 자들의 저항을 통해 살아나고 끈질기게 흘러 곳곳에서 옹달샘을 이루고 있다"며 "인류를 향한 소망의 씨앗이 이 옹달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평화민주당 부총재, 국회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문 목사는 1991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젊은 목회자들과 함께 성서 연구에 주력해 왔다.
삼인. 262쪽. 1만4천원.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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