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유엔 분담금 자발적 지원 형태로 바꿔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유엔 분담금 삭감 조치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선 미국이 유엔에 기여하는 바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는 문제도 검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볼턴 전 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내에는 삭감은 고사하고 자금 지원을 할 가치 자체가 없는 시스템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국은 유엔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자 분담금 대폭 삭감이라는 보복성 조치로 맞불을 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선택지들이 가능한지에 대해 제대로 검토할 생각이라면, 미국이 유엔 예산의 22%를 분담하는 제도에서 자발적인 자금 지원으로 바꿔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의 선례를 따른다면 유엔에서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유엔 인권이사회에 대해 "보여주기식 극장과 같은 곳"이라며 "탈퇴하고 재정 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 안에는 우리가 재정 지원을 삭감해야 할 많은 프로그램과 기구들이 있다"며 "우리는 실제로 가치가 있는 기구들을 지원하면 된다. 그것이 자발성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전 대사는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기를 든 유엔의 결정과 이번 예산 삭감 조치는 별개라면서도 "많은 미국인이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조치를 비판하는 나라들 편에 섰다는 데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로, 이번 결정은 유엔이 때때로 만들어온 재앙적 실수 중 하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이 이번에 미국을 겨냥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며 "유엔의 대다수 회원국은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에 익숙해진 채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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