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검토결과, 한일 정상 '셔틀외교'에 변수로 부상

입력 2017-12-27 10:34   수정 2017-12-27 12:10

'위안부 합의' 검토결과, 한일 정상 '셔틀외교'에 변수로 부상
<YNAPHOTO path='C0A8CA3C0000016095CEBCBF000189F4_P2.jpeg' id='PCM20171227001374044' title='위안부 합의 검토보고서 (PG)' caption='[제작 최자윤, 조혜인] 일러스트' />
일본 외교적 불만 표출 가능성…아베, '평창올림픽 불참' 선언할 수도
靑, TF 활동결과에 촉각…위안부문제 엄중히 다루되, 외교마찰 최소화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27일 오후 발표할 최종 보고서가 정상간 '셔틀외교'를 복원하려는 한·일 양국의 움직임에 심상찮은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2015년 12월28일 한일 양국이 발표한 위안부 합의에 '절차적 문제점'이 있었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를 놓고 양국간에 또다시 외교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간 합의가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취지는 아니지만 '최종적·불가역적 합의'라는 핵심 문구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외교적으로 마찰 소지가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한일 양국은 지난 7월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간 셔틀외교를 복원한다는 데 합의하고, 이후 다양한 계기에 '분위기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게 사실이다.
특히 일본이 개최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아베 총리의 방한 문제를 놓고 양국간 물밑 교섭이 있었다. 지난 19∼20일 강경화 외교장관의 방일은 셔틀외교의 조기 현실화 여부를 측정해볼 일종의 가늠자였다.
그러나 일본은 위안부 합의의 경위와 내용을 다시 평가하는 TF 활동을 문제 삼으면서 외교적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지난 19일 강 장관을 만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TF 결과 발표에 따라서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아베 총리의 평창올림픽 불참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한일 양자 셔틀외교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내년 초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하는 것은 현실화되기 힘들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추진해온 지역 다자협의체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한 외교적 여건도 조성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로서는 일단 이번 TF 활동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이것이 외교적 마찰을 초래하거나 한일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안부 합의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엄중히 다뤄나가되, 북핵 등 안보분야의 협력과는 분리 대응한다는 기조에 따라 한일관계 자체를 훼손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 정부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는 위안부라는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국민 정서와 직결돼있는 데다 국제사회에서 이미 확립된 인권이슈라는 점에서 아베 정권이 기존 위안부 합의의 이행만을 강조하고 이 문제를 적당히 덮고 가려고만 할 경우 한일관계의 진정한 회복이 힘들다는 게 지배적인 인식이다.
다만 청와대로서는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데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역내 국가인 일본을 비롯해 세계 정상들의 참석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이런 맥락에서 위안부 합의 문제의 처리는 합의 자체를 깨기보다는 이전 정부의 절차적 문제점을 부각하면서 기존 합의의 내용을 '수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 장관은 방일기간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단체, 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정립해가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위안부 합의 재협상 추진을 공약한 바 있으나 집권 이후에는 명시적으로 재협상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 일각에서는 위안부 합의도 '사드 봉인'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대두하고는 있으나, 이 문제는 피해자들이 생존해있는 데다 여야 가릴 없이 국민 정서가 합치돼있는 이슈이고 국제사회가 주시하는 인권사안이라는 점에서 일본 측의 책임있는 행동 없이 정부가 의도적으로 봉합하고 가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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