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청와대와 맞상대 전략인 듯
"靑 정무수석, 정치 못되게 배워…지난 정부 뒷구멍 파는 비열한 정치"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이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홍위병'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라 민주당 대신 '몸통'인 청와대를 직접 상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27일에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한 수석이 전날 한국당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시점에 국회를 방문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원내지도부를 만난 사실 자체가 제1야당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이 대통령 친서 전달 목적이었다는 한 수석의 해명에 대해서도 "전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UAE 방문 논란의 불씨 살리기에도 주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수석은 정말 정치를 못되게 배운 친구"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한 데 이어 "한 수석은 의도적으로 제1야당을 패싱하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얼토당토않은 말로 국민을 어지럽게 하고 청와대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정권의 뒷구멍을 파는 등의 비열한 행위가 문제의 발단이 됐는데도 지금 와서 제1야당에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 제1야당을 패싱하면서 원전게이트 의혹을 덮으려는 것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밝혔다.
또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수석이 우리당의 청와대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숨바꼭질하듯 국회를 방문했다"며 "이것이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한 수석은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친서 전달이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는데 중국 방문을 앞둔 그 시기에 굳이 청와대 비서실장이 친서를 전달한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며 "친서 전달 목적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의혹이 해명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청와대와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한 수석으로부터)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는데 언론에 호도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하면서도 "한 수석이 진정으로 제1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식한다면 오늘 당장에라도 한 수석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미국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내리는 파격적인 감세안을 통과시키자 주요 기업들이 즉각 화답했다"며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고 직원에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며 자발적으로 임금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함 의장은 "우리나라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까지 올리는 역주행을 감행했고, 당장 내년부터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 역전현상이 일어난다"며 "국내 기업이 절세를 위해 국내 생산을 줄이고 미국 현지법인을 신설하거나 확장할 가능성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환경의 화기가 사라지고, 세수에 적신호가 켜지는 순간 문재인 정권이 꿈꾸는 공무원 공화국은 그리스처럼 될 것"이라며 "말로는 기업이 혁신성장의 주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기업의 숨통을 옥좨 해외탈출을 부추기고 성장동력 불씨마저 꺼트리는 문재인 정부에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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