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는 어느 때보다 부자들에게 좋은 해였다고 미국 CNN머니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증권·부동산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치고, 규제도 대폭 완화되면서 부자들이 부를 축적하기에는 여러모로 유리한 해였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명품 소비는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밀턴 페드라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명품 소비의 증가는 부유층의 부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럭셔리 시장의 성장이 주식 시장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며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늘어난 부를 다 쓸 수 없을 정도까지 됐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의 부 축적 배경으로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성적을 낸 증시와 부동산 가격의 급등, 대폭 완화된 규제 등이 지목됐다.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인덱스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 초 대비 각각 20%, 2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식을 대거 보유한 부자들은 투자 이익과 배당금도 늘어났지만, 주식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겐 이는 '그림의 떡'이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중 절반만이 고용주가 지원하는 퇴직연금에 가입됐고, 주식을 직접 보유한 사람의 비율도 18.7%에 불과했다.
주택 가격 상승도 부유층의 부 축적에 도움을 줬다.
미국 주택가격지수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미국의 집값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집값이 급격히 상승했던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노동계층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밖에도 미국의 기업이익(재고평가와 자본소비 조정 없는 세후 기준)이 3분기에만 1조8천6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유층과 기업에 유리한 규제 완화와 세제개혁안을 추진하면서 부자들이 자산을 불리는 계기가 됐다.
CNN머니는 "이러한 부의 증가는 미국의 경기호황에도 불구하고 소득 최고와 최저 계층의 경제 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전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