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중국이 2020년까지 국민 1억 명의 DNA 샘플 수집을 목표로 세계 최대의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 쓰촨성 첸웨이에서 공안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중단시키고 남학생 수백 명의 타액을 채취했다고 전했다.
현지 공안은 이는 과거 미제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WSJ는 중국 전역의 공안 부서 자료를 살펴본 결과, 공안은 전국적으로 2020년까지 DNA 샘플 1억 개 수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이 20여 년에 걸쳐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 상당하는 기록을 매년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DNA 데이터베이스는 시민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감시하고자 하는 중국 당국의 최첨단 보안조치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법의학 책임자 류숴는 DNA 데이터베이스는 "범죄 해결에 정밀유도 무기"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은 신분증을 갖고 나오지 않았거나 국가에 비판적인 글을 블로그에 올린 사람들을 포함해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DNA 샘플을 일상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주노동자나 광부, 주택 임차인 등 공안이 사회 안정에 더 위협이 된다고 보는 특정 그룹도 DNA 채취 대상이 되고 있다.
공안은 집집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인구조사나 실종자 가족 명부 등록, 혹은 해당 지역의 질병 양상 연구를 위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대고 DNA 샘플을 수집하고 있다.
중국의 DNA 데이터베이스에는 이미 5천400만 명의 정보가 담겨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의 샤오창 부교수는 DNA 정보가 온라인 활동 감시와 안면인식 카메라와 같은 실시간 감시 도구와 결합하면 중국 공산당이 "디지털 전체주의 국가"를 만드는 것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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