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의 대화'서 도전강조…"실패해도 굶어 죽지는 않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지금부터 10년 정도 취업의 빙하기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마포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청년과의 대화'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제 조금씩 시작하려 한다"며 "그분들이 왕창 물러나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예전에 청년들은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지만, 청춘·청년 앞뒤에 붙는 말이 대체로 빛나는·설레는·열정·도전·희망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좌절·아프다·고민·포기 등"이라며 "제일 큰 게 일자리 문제"라고 꼽았다.
그는 "체감 실업률이 22% 정도로, 청년 4∼5명 중 1명은 실업자인 셈"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확연한 경제성장률 둔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로봇 등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는 현상 등을 취업 환경의 주요 변화로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일본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에서 거의 은퇴를 완료해 일자리가 비어서 외국 대졸자까지 받아들이지만, 한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제 시작됐음을 주목했다.
이 총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우리 사회 모든 조직의 상층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그 사람들이 빠져나가 주지 않는 한 들어갈 틈이 제한된다"며 "아버지 세대가 정규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들에게 비정규직을 강요하는 이상한 사회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칠 것이지만,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청년 본인들이 어디까지 수용해줄 것이냐가 같이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쯤 후에 베이비붐 세대가 거의 은퇴하게 되면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이지만, 물론 그때는 여러분의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다. 여러분은 거기에 딱 끼어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청년들에게 4차 산업협명시대에 가장 많이 쓰이는 STEM 분야, 즉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Mathematics(수학)와 함께 Art(예술)에 대한 배움과 도전정신을 권유했다. 그는 "조금 불안해도 괜찮으니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거듭 권하면서 "아버지 세대처럼 잘못하면 굶어 죽는 그런 사람은 없다. 실패해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며 "이런 얘기 하면 여러분이 싫어하는 걸 알지만, 너무 안정만 희구하지 말아달란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는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지만 정박해두려고 배를 만드는 사람은 없다"며 "안정돼 있으려고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바보다. 배는 출렁거리고 때로는 위기에 부딪히고 항해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인생도 청년, 청춘도 그렇다"고 힘줘 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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