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한파'에 꽁꽁 언 사랑의온도탑…3년새 최저 52.2도

입력 2017-12-28 07:20   수정 2017-12-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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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한파'에 꽁꽁 언 사랑의온도탑…3년새 최저 52.2도
'기부금 유용' 새희망씨앗·이영학 사건 여파 분석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올해 '사랑의 온도탑'에 몰아닥친 최악의 '기부 한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28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범국민 모금운동인 '희망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지 37일째인 지난 26일까지 모금액은 2천85억원으로 목표액(3천994억원)의 절반을 겨우 넘었다.
목표액의 1%가 채워지면 1도가 오르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52.2도에 머물러 지난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2015년 캠페인에서는 같은 기간 사랑의 온도가 각각 69.4도, 66.1도까지 올랐다.
올해 사랑의 온도는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기부 분위기 조성이 어려웠던 지난해 캠페인(38일째 58.0도)보다도 낮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캠페인 목표액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기부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올해 들어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한 '새희망씨앗' 사건,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챙긴 이영학 사건 등이 연달아 터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모금회 관계자는 "기부금을 유용한 사건들이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기부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모금 단체들도 줄어든 기부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 단체들은 존립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푸르메재단 정태영 기획홍보실장은 "그나마 이름이 잘 알려진 단체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서 "소소한 사업을 열심히 하는 좋은 풀뿌리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거나 뉴스 검색만 해 봐도 단체가 투명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 어느정도 확인이 가능한 만큼, 측은지심에 즉흥적으로 기부하지 말고 최소한의 정보를 파악한 다음에 기부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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