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방송팀, 한국인 참전군들과 최초로 만나…30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아리랑TV는 베트남 국영방송국 VTV와 손잡고 과거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송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 간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만든 이 다큐멘터리 '센드 앤 리시브: 더 비디오'(Send & Receive: The Video)는 지난해 '베트남 국영방송 방송대상'에서 같은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장려상을 받은 타오 PD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타오 PD는 당시 수상 소감에서 "한국 연출자와 함께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리랑TV는 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기록하자는 타오 PD의 제안에 공감했지만, 언어와 시스템이 다른 양국 방송사의 합작 프로젝트가 쉽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개월에 걸친 긴 조율 끝에 베트남은 한국으로, 한국은 베트남으로 가서 전쟁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촬영하는 것에 합의했다.
그동안 베트남의 피해자들은 한국 방송사들이 몇 차례 조명했지만 한국 참전군인에 대한 취재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타오 PD와 베트남 방송팀이 전쟁 후 최초로 한국 참전군들과 만났다.
베트남 전쟁에는 한국군 약 32만명이 참여했다. 당시 긴 전쟁에서 베트남 민간인들이 많이 죽었는데, 그 죽음에 한국군도 연관됐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2015년 4월에는 베트남 학살 생존자 2명이 최초로 학살을 증언하러 한국에 오기도 했다. 당시 수많은 참전군은 학살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항의 시위를 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당시 한국에 왔던 생존자들도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
다큐멘터리에서 생존자들은 "왜 힘없는 내 아기, 내 형제, 내 부모를 그렇게 참혹하게 죽였느냐"고 묻는다. 그 영상편지는 한국 참전군들에게 전달됐고, 참전군들은 50년이 흘러서 그 질문에 처음 대답한다.
제작진은 "가해와 피해를 떠나 전쟁이 인간에게 얼마나 끔찍한 상처를 남기는지 조명해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오는 30일 오전 8시 방송.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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