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미국 법의 허점을 이용해 이슬람 추종자들에게 테러공격을 선동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총기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같은 총기 소지 허용이 IS의 테러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IS 선전부서에서 공개한 한 동영상에서 뉴욕 악센트를 쓰는 외발의 한 IS 조직원은 "미국에서는 소총이나 권총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교도들에게 총알을 박아 이슬람교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이슬람에 대한 그들의 증오를 드러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부 살리 알-아리키'라는 가명을 쓴 이 조직원은 이어 "칼로 이교도들을 참수해서 이슬람교도의 피는 결코 값싼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톨릭 교회의 개"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 조직원의 정체는 물론 이번 동영상이 실제 테러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타일러 홀튼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수많은 온라인 테러 위협에 대해 알고 있으며, 유관기관들과 함께 협업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IS 추종자들이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무기를 획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대 테러부서 관계자들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지난주 퇴임한 니콜라스 라스무센 국가대테러센터(NCTC)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총기 관련 법률이 대량의 사상자를 낼 수 있는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극단주의자들이 치명적인 무기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배포된 동영상은 총탄의 흔적이 있는 허물어진 빌딩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다만 이 동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동영상은 '인사이드 더 칼리페이트(칼리프가 다스리는 지역 내부)'라고 이름 붙여진 동영상 시리즈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주로 외국인들이 나와 서방세계 등에 대한 각종 공격을 지시하는 내용이다.
다만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IS의 영역이 축소되면서 이같은 선전활동도 약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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