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은 역사와 위안부 문제 바라보는 대통령의 소회"
"애초 한일관계에서 취해온 '투트랙' 기조 유지될 것"
"최종 조처·가이드라인 발표, 1월 넘길 수 없지 않겠나"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청와대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조사결과에 대해 '(지난)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한 것을 두고 "위안부 합의가 파기됐는지는 지금 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입장문은 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소회를 밝힌 것"이라며 "위안부 할머니 등 각 단위의 의견과 말씀을 충분히 들으며 정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청와대 고위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대통령 입장문이 나오게 된 경위는.
▲ 중대한 문제이고 국민적 관심사여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 것과 별도로 대통령의 소회를 밝히는 게 좋겠다는 참모들의 건의가 있었다. 대통령과 그런 의견을 교감해서 결정했다.
-- 대통령에게는 어떻게 보고가 이뤄졌나.
▲ 대통령이 여러 단위로 보고받았고 상의했다. 안보실이나 외교 라인의 말씀도 듣지만, 정치적·정무적 판단은 비서실장과 함께하는 대통령과의 티타임 회의 등에서 결정했다.
-- 오늘 입장이 정부가 후속조치를 만드는 데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나.
▲ 입장문은 대통령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소회를 밝힌 것이다. 그 이상이나 그 이하의 의미를 부여할 단계가 아니다. 대통령이 역사를, 이 문제를 바라보는 마음이 국민과 같다고 보고 소회를 말한 것인 만큼 그대로 받아들여달라.
-- 이 합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일본이 추가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의미인가.
▲ 제가 답변하면 정부가 최종안을 마련하는 데 (그것이)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입장문은) 대통령이 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소회라고만 생각해달라.
-- 최종 조치 나오는 데드라인이 평창동계올림픽 전후인가.
▲ 오늘 입장이 서둘러 나온 것을 보면 올림픽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상과 달리 조속히 입장을 낼 텐데 내년 1월을 넘길 수는 없지 않겠나.
-- 그럼 그 조치를 발표하는 주체는 대통령인가.
▲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입장을 발표할지, 아니면 그 전에 정부가 발표할지를 논의하겠다.
-- 재협상이나 재합의 요구 여부도 그때 나오나.
▲ 정부의 최종 입장 발표에는 당연히 그런 부분이 포함돼야 하지 않겠나.
--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에서 1㎜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가 취소 여부를 말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과의 외교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나.
▲ 관리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말한 건데 그건 그분 생각이고 양국 외교관계에는 역사만 있는 게 아니다. 미래로 가야 할 주제가 많다.
-- 오늘 입장문은 사실상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 이게 합의를 파기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단계에서 답할 수 없는 문제임을 잘 아실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오늘은 이 문제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소회를 밝힌 것이다. 오늘 답변은 정부가 여러 의견 수렴하고 최종 입장을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대통령 소회로만 받아들여 달라.
-- 향후에도 국가 간 합의에 절차적 하자가 드러나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전례를 남긴 것이란 비판도 있다.
▲ 위안부 문제가 본질이다. 나머지 문제가 본질일 수 없다. TF는 그 문제까지도 진지하고 심각하게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다.
-- 일본 정부와 대화할 계획은.
▲ 대화 계획이나 의지야 충분히 있다. 관계는 좋기도 나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않겠나. 대통령 입장문이 양국 외교관계나 미래의 중요성을 다 담고 있다.
-- 아베 일본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 있나.
▲ 없다
-- 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을 풀었던 방식으로 해결하는 건가.
▲ 애초 한일관계에서 취해온 입장은 투트랙이었다. 그렇게 다뤄지길 희망한다. 투트랙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 아베 총리의 평창동계올림픽 때 방한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같다.
▲ 제가 평가할 일이 아니다
-- 미국과도 이런 입장을 공유하나.
▲ 한미 간에 긴밀한 유대, 공조가 이뤄진다. 한일관계가 한미일 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 만큼 외교·안보 라인에서 미국과 이런 내용을 공유했으리라 본다.
-- 정부 입장은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로 정리되나.
▲ 오늘 입장은 대통령의 소회다. 정부가 입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을 달라. 무엇보다 지난 합의에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 입장이 배제됐다. (대통령이) 국민의 여론이 배제됐다고 말했듯이 할머니들 의견을 듣는 절차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어떤 입장을 단언적으로 말할 수 없다. 각 단위의 의견과 말씀을 충분히 들으며 정리하겠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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