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정상 작동·직원과 시민 대피 안내로 대형 사고 막아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밤 강원 강릉 한 대형마트에서 불이 나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면서 큰불로 번지지 않았으나 위층에서 가족, 연인 등과 영화를 보던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28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5분께 강릉시 옥천동의 한 대형마트 건물 6층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위층 영화관에 있던 관람객 300여 명이 "불이 났다"는 소리와 대피방송 등을 듣고 밖으로 황급히 빠져나왔다.
일부 관람객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큰 소리로 "연기를 마시지 않도록 고개를 숙이고 입을 막고 대피하라"고 알리거나 다른 관람객 대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관 직원들도 관람객들을 대피시킨 뒤 마지막까지 남아 피하지 못한 관람객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대형마트 건물 6층 화재 진압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대피 과정에서 건물 관리사무소 직원 A(36)씨와 관람객 B(27·여)씨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부상자는 없었다.
마침 마트가 쉬는 날이었던 덕에 대피도 한층 수월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15대와 대원 35명을 투입해 10여 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이 건물은 지하 6층, 지상 8층 규모의 대형소방대상물로 자칫하면 큰불로 번질뻔했으나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이 정상 작동해 큰 피해는 없었다.
당시 영화관에 있던 시민들은 "직원과 용기 있는 일부 시민의 안내 덕에 침착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며 "대형참사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화재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렇게 안전조치만 잘해놔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화재대피로나 대피요령을 반드시 숙지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소방당국은 레스토랑 주방 쓰레기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