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정 '국민-바른 통합열차' 올라탈까…셈법 제각각

입력 2017-12-28 14:12  

남원정 '국민-바른 통합열차' 올라탈까…셈법 제각각
남경필·원희룡, 지사선거 재선 초점…정병국, 통합정당행 전망
김세연 등 추가탈당설 계속…잔류파 단일대오 주목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열차가 출발 신호를 보낸 가운데 바른정당의 중진 인사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이 이번에도 공동 보조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들은 옛 한나라당의 원조쇄신파로, 정치적 고비 때마다 행동을 함께 해왔다.
작년 총선 당시 공천 파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그리고 바른정당 창당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동고동락은 계속됐다.
그러나 잇단 탈당 사태에 벼랑 끝으로 몰린 당이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이라는 주사위를 던지면서 이들은 이제 갈림길에 들어선 모양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당장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구상하는 그림 자체가 정병국 의원과 판이하다.
이 두 지사가 택할 향후 거취의 답안은 철저히 '재선 승리 방정식'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순만 해도 한국당과의 통합에 반대, 자강론을 펴던 남 지사가 최근 들어 보수통합을 강하게 역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에 맞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재선이 가능하다고 보는 남 지사로선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반가울 리 없다. 통합정당의 후보로 나서 여당, 제1야당 후보와 3파전을 벌여서는 승산이 없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통합이 임박한 시점에 남 지사가 탈당을 결행, 한국당으로 복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 뜻을 접지 않는 한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 또한 험로가 예상된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정당 후보가 되기보다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중립지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당이 마땅한 경기도지사 후보군을 찾지 못하면 결국 남 지사를 불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 지사의 탈당 여부와 관련해선 "제3당을 신설하게 되면 자동으로 당적이 사라질 텐데 굳이 탈당이라는 제스처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반면 원 지사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최대한 아끼면서 통합 절차가 가시화하는 내년 2월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지역표심이 정당보다는 인물에 쏠리는 만큼 무소속으로 야권 후보로 나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원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박수를 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통합정당이 만들어 낼 가치와 이념들이 구체화하면 그때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초대 당 대표였던 정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동참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김영삼 민주센터를 찾아 원로 보수 정치인들로부터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조언을 들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당 절차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며 통합정당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의원 1~2명의 추가탈당설이 계속되고 있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잔류파 의원 11명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전원 합의했다고 연일 강조하지만 김세연(3선·부산 금정구) 의원과 이학재(3선·인천 서구갑) 의원의 한국당 복귀설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당의 진로만 놓고 봤을 땐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맞는 방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며 "다만 지역구 상황이나 자신의 정치이념적 판단에 따라 개별적 행보는 달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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