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직원들의 겸업(투잡)을 허용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 경험을 쌓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봐서다. 직원들도 추가 수입이 가능해져 기대한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니카미놀타, 소프트뱅크, DeNA 등이 인재육성 차원에서 직원들의 부업을 용인했다.
일본은 노동인력의 이동성이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부업 허용으로 일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으면 일본경제나 기업에도 긍정적이라 정부도 추진 중이다.
코니카미놀타는 지난 1일 인사제도를 바꾸어 부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본업과 상승효과나 혁신 창출 효과 등을 고려해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이달에만 3건을 승인했는데, 2건이 창업이었다.
소프트뱅크는 11월 전사원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부업을 인정했다. 100명 정도가 프로그래밍이나 세미나 강사 등으로 겸업한다. 정보기술(IT)업체 DeNA는 지난 10월부터 30명에게 부업을 허용했다.
로트제약은 2016년 근속 3년 이상 정사원을 대상으로 부업 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레노보의 일본법인은 업무에 지장이 없는 것을 조건으로 약 2천 명 사원에게 부업을 장려한다.회사들은 사원이 본업만으로는 쌓기 어려운 경험이나 인맥을 부업에서 쌓을 것을 바라는 동시에 업무 기능 향상이나 사기 진작 효과도 기대한다.
임금상승이 더딘 일본에서 부업을 하게 되면 수입이 증가하는 장점도 있다. 시니어층은 제2 인생 설계를 목적으로 부업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기업 등에서 배운 경험을 부업에서 활용하는 것은 인재난에 고전하는 중소기업 지원과도 연결된다. 컨설팅업체 비자스크(visasq)는 5만2천 명의 컨설턴트 가운데 70%가 부업이다.
이미 구미에서는 부업이 정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동인구의 30%에 해당하는 4천400여만 명이 주업과는 별도인 프리랜서 등 수입원을 갖고 있다.
일본은 통계상 부업을 가진 사람은 아직 미미하다. 리쿠르트커리어가 2월 집계한 기업 상대 조사에서는 77%가 부업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대 재계 단체 게이단렌도 부업 허용에 신중하다.
많은 일본 기업은 장시간노동 조장이나 정보누설을 우려, 취업규칙에 부업을 금지한다. 코니카미놀타도 부업신청 단계에서 본업과 합한 노동시간 전망을 제출하게 해 장시간노동을 막으려고 한다.
현재의 일본 근로관리 규칙은 부업을 전제로 하지 않게 되어 있다. 노동기본법에서는 복수의 기업체에서 일할 경우에는 모든 노동시간을 합산해 적용하는 것이 전제로 되어 있다.
복수의 기업에서 법정 시간을 넘겨 일하면 부업하는 기업이 잔업 수당을 부담한다는 해석도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르면 내년에 부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관리규칙 개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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