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사법시험 폐지' 변호사시험법 "합헌" 재확인

입력 2017-12-28 15:37   수정 2017-12-28 19:13

헌재, '사법시험 폐지' 변호사시험법 "합헌" 재확인

별도 판시없이 작년 9월 합헌결정 유지…이진성 소장 등 4명 '위헌' 소수의견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지난달 7일 3차시험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폐지된 사법시험을 복원해달라는 헌법소원이 또다시 기각됐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에도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의 위헌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에도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
헌재는 22일 사법시험 준비생 A씨 등이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다수인 5명의 재판관은 사시폐지가 사시 준비생들의 직업선택 자유와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4명의 재판관은 사시폐지가 경제력이 없는 계층의 법조인 진출을 막고 계층 간 반목을 심화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변호사시험법 부칙 1조와 2조, 4조 1항은 사법시험을 2017년까지만 실시한 후 그해 12월 31일 폐지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지난해 9월 합헌결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별도의 결정 사유를 판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헌재는 "해당 조항의 입법 목적은 법학 교육을 정상화하고 전문성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해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인력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치한다는 사법개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고, 이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사시 준비생들이 헌법적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스쿨 관련 법률이 제정된 이후 사법시험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실상 사라졌고, 로스쿨 도입에 8년의 유예기간을 둔 만큼 제도 변화에 대비할 시간을 넉넉히 줬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울러 헌재는 "청구인들(사시 준비생들)이 로스쿨에 입학해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경우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진성 헌재소장과 조용호, 김창종, 안창호 재판관은 사시폐지가 직업선택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지만, 위헌정족수 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소장과 김 재판관, 안 재판관은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가 서로 장점을 살려 경쟁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게 하는 것이 다양한 계층의 우수한 사람들이 법조 직역에 진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므로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조 재판관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은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어 변호사자격을 없을 수 없게 돼 판사나 검사로 임용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과 3명의 재판관은 지난해 9월에도 사법시험 폐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냈었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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