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까지 포함하면 12조 원대 상회, 추가구매도 추진
갈등국에 맞선 대응책, 영ㆍ프랑스로부터도 전투기 60대 구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걸프 소국' 카타르가 미국에서 12조 원대가 넘는 F-15 전투기를 도입한다.
영국의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 플라이트 글로벌 등 외신은 미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카타르에 개량형 F-15QA 전투기 36대를 판매하기로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도 대외군사판매(FMS) 형식으로 된 이 계약을 22일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JDW는 보잉이 체결한 제작 및 판매계약은 61억7천만 달러(6조6천억 원) 규모이지만, 장착할 관련 시스템과 장비 등을 합치면 실제로는 120억 달러(12조8천억 원)를 상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잉은 오는 2022년 12월 30일까지 이를 제작해 인도해야 한다.
이번 계약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칼리드 알 아티야 카타르 국방장관과의 6월 워싱턴 회동에서 한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잉은 같은 기종 36대를 추가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추가 판매가 성사되면 카타르에 대한 보잉의 F-15QA 판매 규모는 211억 달러(22조6천억 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외신은 카타르가 최근 프랑스로부터 다소 라팔(36대)과 영국으로부터 유로파이터 타이푼(24대) 등 모두 60대의 최신예 전투기 도입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다시 36대의 F-15QA를 들여오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카타르는 이들 전투기를 12대의 낡은 다소 전투기 대체기로 투입할 계획이다.
카타르가 최신예 전투기를 대거 도입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아랍권 수니파 국가들과의 갈등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카타르가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에 대한 테러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단교를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한 데 이어 경유 수송로를 차단하는 등 포위망을 좁혀오자 전투기 등 첨단 군사장비 도입 확대를 대응카드로 꺼내 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높은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사실상 수니파 7개국의 편을 들어줬다. 그러나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역내 긴장완화를 주장하며 트럼프와는 엇갈린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상황이 복잡한 국면으로 치닫자 카타르는 칼리드 알 아티야 국방장관을 워싱턴에 급히 파견, F-15QA기 대량 구매를 중심으로 한 진화에 나섰다.
중동 내 최대의 미군기지인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에는 1만1천여 명의 미군이 상주하면서, B-52H 전략폭격기, F-16 전투기, E-8C '조인트 스타' 지상 감시 정찰기 등 120대의 항공기를 운영 중이다.
중동권에서 미군의 '중추신경'으로 자리매김한 이 기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던 미군의 합동항공작전센터가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IS 격퇴전 등 주요 작전의 사령부 역할도 해왔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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