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의 한 70대 여성이 10년간 모은 남편의 군인연금으로 고액 기부자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복순(78) 씨가 지난 27일 134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는 육군 장교로 복무한 남편의 연금을 지난 10년간 모아 1억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10년 전 아너소사이어티 기사를 본 후 꼭 가입하고 싶었다"며 "10년간 품은 꿈을 펼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경남여고를 졸업한 김 씨는 1960년 육군 장교였던 남편과 결혼해 4남매를 뒀다.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화장품 방문판매와 이불 장사 등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억척같이 일해도 치약을 살 돈이 없고 전기료 낼 형편도 안 돼 이웃에게 돈을 빌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
남편은 전역한 이후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김 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2004년까지 17년간 남편을 돌봤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 자녀들은 미국에서 의사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식에서 "모두의 도움으로 현재의 삶을 얻었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영광은 우리 윗세대들이 열심히 살아준 덕분"이라며 "이 시대의 어른인 김복순 기부자님의 소중한 성금에 더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