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체류프로그램 확대…12년 연속 100만명 돌파 주목
외국인 맞춤 프로그램 다채…세계적 겨울축제 반열 올라
(화천=연합뉴스) 이상학 양지웅 기자 = '2018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는 내년 1월 6일 개막해 28일까지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펼쳐진다.
인구 2만7천명에 불과한 최전방 초미니 산골마을에서 펼쳐지는 2018 화천산천어축제는 15년째를 맞게 됐다.
산천어축제는 첫해 20만명을 시작으로 4회째인 2006년부터 매년 100만명이 넘게 찾아 일약 세계적인 겨울축제 반열에 올랐다.
이 축제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해 국내 겨울축제 중 유일무이한 금자탑을 쌓게 됐다.
강원도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명품 겨울축제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 6·25전쟁 격전지에서 세계적 '축제도시'로 변모…국내 유일 흑자축제
6·25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탓에 안보도시로 유명한 화천군은 매년 겨울만 되면 세계적인 축제도시로 변모한다.
수만명이 얼음벌판에 운집한 축제장 풍경은 매년 '산골 마을의 기적'이라는 타이틀로 방송과 신문 뉴스의 지구촌 겨울축제 메인을 장식한다.
화천은 전체면적의 80% 이상이 산과 하천으로 둘러싸인 접경지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환경규제 등 이중 삼중의 규제로 첩첩산중 '산골도시'이자 민간인보다 군인이 더 많은 '군사도시'인 셈이다.
마땅한 사업기반이 없는 화천은 북한의 잦은 도발 때마다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됐다.
축제는 오직 침체한 지역 경기를 일으켜보자는 절박함에서 탄생했다.
산천어축제는 전신인 '낭천얼음축제'라는 이름으로 2000년 처음 열렸지만, 콘텐츠 다양성 부족으로 타 지역 겨울축제와의 경쟁력이 떨어져 호응을 받지 못했다.
화천군과 주민은 다시 머리를 맞대 강추위와 얼음, 각종 규제로 인해 오히려 잘 보전된 자연에서 해답을 찾았다.
가장 먼저 얼음이 언다는 최전방 골짜기 얼음판에 1급수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토종 물고기 산천어를 잡는 이벤트다.
첫해 2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이름도 낯선 어느 작은 산골 마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0년 최우수축제에 이어 2014년부터 현재까지 5회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산천어축제는 대표축제 지위를 5년간 유지하게 돼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글로벌 육성축제로 체급을 한 단계 올리게 된다.
정부로부터 홍보마케팅 국비 지원과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해외 홍보마케팅, 최고 수준의 컨설팅 서비스도 확보했다.
특히 산천어축제는 정부에서 전국 유일의 흑자축제로 인정받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인구 2만 7천여명에 불과한 접경지역은 산천어축제를 통해 매년 1천억 원에 육박하는 직접경제효과, 화천사랑상품권 등을 통한 외부 자본 유입, 연간 2천500여명이 넘는 고용 효과 등을 끌어내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축제에는 23일간(1월 14일∼2월 5일) 외국인 관광객 11만명을 포함해 역대 가장 많은 153만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 낚시터 확대·올림픽 성화봉송·사후면세점 운영…더 편하고 풍성해진 축제
올해 산천어축제는 관광객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얼음낚시터 규모부터 늘렸다.
화천군은 얼음벌판에 구멍을 뚫고 낚싯대를 드리우는 낚시터 구멍을 모두 1만9천여개를 뚫는다.
2017 축제보다 얼음구멍이 약 4천개 가량 늘린 것이다.
얼음구멍 아래에는 축제기간 모두 180만t의 산천어가 방류된다.
낚시터 규모가 커진 것은 최근 연이어 몰아친 한파가 큰 몫을 했다.
최근 축제장 얼음두께는 대부분 안전기준인 20㎝를 넘어섰다.
얼음낚시뿐 아니라 이벤트는 더 풍성하고 다채롭다.
얼음 썰매를 비롯해 스릴 넘치는 눈썰매, 봅슬레이, 하늘 가르기, 얼음썰매, 얼음축구, 민속놀이터, 대한민국 창작썰매 콘테스트 등 1박2일로 즐기기 부족한 60여종 프로그램이 대한민국 최고의 겨울 놀이터를 만든다.
외국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올해 초 열린 2017 화천산천어축제에는 역대 최다인 10만2천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았다.
이번 산천어축제는 평창동계올림픽(내년 2월 9일) 개막을 앞두고 더 특별한 준비를 했다.
국내 처음으로 축제장에 외국인 사후면세점을 운영한다.
면세점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홍삼 등 가공식품, 축제 기념품, 청정 농산물 등이 판매된다.
외국인을 위해 영어, 중국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태국어 웹사이트를 별도 제작해 운영한다.
낚시를 마친 외국인을 위한 전용 구이터를 신설해 기다리지 않고 산천어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축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쓴 돈의 절반가량을 상품권으로 환원해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서울에서 화천을 오가는 외국인 전용 교통편도 운행한다. 서울 홍대입구에서 명동을 경유해 축제장을 직행으로 오간다.
또 축제장에 핀란드 산타우체국 대한민국 본점을 열어 '1월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한다.
축제장에서 동계올림픽 붐 조성을 위해 펼치는 성화봉송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색 이벤트인 산천어 맨손잡기 인공풀장에서 성화봉송 주자가 축제 참가 관광객과 함께 축제와 올림픽 분위기를 달굴 예정이다.
◇ '상품권 쓰고 밤낚시하고'…밤이 더 즐거운 축제·거리마다 화려한 불빛
화천산천어축제는 밤에 더 화려하다.
화천의 인구수와 같은 2만7천여개의 오색찬란 불빛이 도심 선등거리(5km)로 유혹한다.
선등거리는 축제 관광객을 1박2일로 체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밤거리 이벤트다.
산천어 모양의 등(燈)이 도심 선등거리에 내걸려 빛을 밝히는 행사로 지역 어르신이 산천어공방에서 1년간 직접 손으로 제작한 것이다.
불빛거리가 끝나는 지점에는 세계최대 실내 얼음조각 광장이 펼쳐져 관광객을 맞는다.
조각광장에는 대형 스키점프대와 봅슬레이 작품이 전시돼 평창동계올림픽 열기를 미리 느낄 수 있다.
산천어축제와 자매결연을 한 중국 하얼빈 빙등예술제 얼음조각 전문가 30여명이 한 달여 간 제작했다.
섬세한 얼음조각에 화려한 불빛도 밝혀 또 다른 빛의 세계를 선사한다.
화려한 불빛과 함께 다양한 야간 공연도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축제기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가면무도회, DJ댄스파티, 걸그룹커버댄스, 버스킹 등 화려한 무대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밤낚시 체험객을 위해 2천명이 동시에 입장 가능하도록 야간 낚시터도 확대했다.
밤낚시 이벤트로 최대어를 잡으면 금반지를 주는 행사는 덤이다.
또 화천에서 숙박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밤낚시터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해 지역경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했다.
특히 산천어축제는 체험료의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원조 축제다.
축제장 체험료의 일부를 청정 농특산물 교환권이나 지역 상가에서 쓸 수 있는 화천사랑 상품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올해 초 열린 축제에서 프로그램 운영 수익금이 20억6천만원으로 이중 상품권 유통 규모만 21만1천여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장에 유통된 상품권이 열악한 접경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천군은 축제 때마다 벌어지는 주차난을 해결하고자 최근 4층 규모 신축 주차타워 등 모두 4천575면의 주차장을 마련해 세계적인 겨울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국내외 관광객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청정 마을에서 잊지 못할 겨울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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