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권 전북 단장 "수원 개입은 상도 어긋나…조정신청 불사"
수원 "선수가 입단 희망"…포항 "전북과 계약 발효 안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도움왕에 오른 손준호(25) 영입을 놓고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미드필더진을 보강하기 위해 포항에 손준호 이적을 제안했고, 영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러나 수원이 손준호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꼬였다.
전북 이적이 마무리 단계였던 손준호가 수원행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28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우리 구단이 포항과 이적료가 명시된 서면 합의를 했기 때문에 수원이 끼어드는 건 K리그의 계약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며 수원을 비난한 뒤 "손준호 선수가 수원으로 이적한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조정신청을 내는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백 단장은 이어 "수원이 우리 구단과 포항 간 서면 합의를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알고도 그런 행위를 했다면 이는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프로연맹 선수 규정 제23조에는 '원소속 구단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된 경우에는 선수가 거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전북과 포항이 이적에 완전히 합의했다면 손준호가 수원으로 둥지를 옮기는 건 규정 위반이다.
반면 수원은 손준호가 입단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데다 포항과의 이적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수원 관계자는 "포항에 손준호 선수의 이적을 제안했고, 포항과의 이적 문제를 정상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과 수원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포항은 다소 모호한 입장이다.
포항 관계자는 "수원으로부터 손준호 이적과 관련한 제안을 받았고, 전북과 계약 내용이 완전히 발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이 처음에 협상을 진행했던 전북 대신 수원에 손준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전북이 이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수원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자 포항이 수원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연맹은 전북의 조정 신청이 있으면 전북-포항 간 합의서 내용 등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전북과 포항의 이적 합의서 발효 시점 등이 앞으로 쟁점이 될 수 있다"면서 "양 구단 간에 분쟁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연맹이 조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준호는 올 시즌 포항에서 35경기에 출장해 어시스트 14개를 배달하고 도움왕에 올랐다. 4골을 넣어 공격 포인트 18개를 기록해 전력 보강을 원하는 K리그 구단들이 영입 1순위 후보로 눈독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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