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글로벌MD 확장책…일본도 공범·러일관계 불신 생길 것"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최근 일본에 미사일 방어체계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 군축협정에 어긋난다고 러시아가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지스 어쇼어'를 판매하는 것은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확대하겠다는 미국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강화한다며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이 무기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고성능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을 지상에 배치하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다.
러시아는 미국이 제작하는 다수 미사일 방어체계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왔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이지스 어쇼어의 일본 배치는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시절에 체결해 30년간 지킨 군축협정인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보편적인 미사일 발사기가 이 모든 체계에 딸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는 INF 조약 위반임을 의미하고 일본은 이 사안에서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이지스 어쇼어의 배치 때문에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가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취한 모든 조치가 역내의 평화와 안보를 성취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역행한다"며 "그런 조치가 양국의 불신을 조장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유로 이지스 어쇼어의 도입을 추진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의 속도를 높여 올해 2월 이후 16차례 시험에서 23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 가운데 최소 2기가 일본 상공을 지나갔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어쇼어로 일본 열도 전체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군축협정 위반 주장을 일축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미국은 INF 조약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주장이 틀렸고, 자신들의 명백한 위반에 대한 관심을 피하려는 게 의도"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점점 커지는 안보 위협에 직면해 우리가 적절한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을 제3자가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카로바 대변인의 이날 발언 전에도 미국과 러시아는 INF 조약을 둘러싸고 서로 비판을 주고받았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올해 3월에 금지된 순항 미사일을 배치해 INF 조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이달 초에는 루마니아에 있는 미제 미사일방어 체계, 폴란드에 배치할 계획인 유사한 체계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조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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