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식' 단속 나선 인도네시아, 올해 마약범 79명 사살

입력 2017-12-29 12:44  

'두테르테식' 단속 나선 인도네시아, 올해 마약범 79명 사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당국이 2017년 한 해 동안 마약밀매 혐의를 받는 현지인과 외국인 79명을 단속 현장에서 사살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부디 와세소(일명 부와스) 인도네시아 국립마약청(BNN) 청장은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나 올해 마약사범 5만8천명을 체포하고 7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사살된 마약사범(16명)의 거의 5배에 달하는 수다.
부와스 청장은 "5만8천명을 체포했음에도 79명만 사살됐다. 사실 사살할 수 있도록 저항하길 바랐는데 대부분 즉각 투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살된 용의자 79명 중 10명은 대만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국적의 외국인이었다.
이처럼 사살 건수가 급증한 데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마약사범에 대한 즉결 처형 명령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7월 한 정치 행사에서 마약사범이 단속에 저항할 경우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어떤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자극받아 이미 작년부터 자동소총과 방탄복을 갖추는 등 공격적 단속에 나설 채비를 해 온 마약당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도네시아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마약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이후 마약 용의자 사살 건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인권단체들은 단속에 저항하지 않은 용의자도 일부 사살되는 등 과도한 법집행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총을 빼앗으려 드는 등 상황에서만 총기를 사용했다면서 필리핀처럼 초법적 처형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해지며, 마약을 직접 유통하다 적발될 경우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2015년 호주, 브라질,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출신 외국인 등 마약사범 14명을 총살했고, 작년 7월에도 자국인 1명과 나이지리아인 3명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해 당사국과 외교갈등을 빚은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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