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둥지탈출2'·'수업을 바꿔라'와 JTBC '나의 외사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연예인 자녀가 나오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고, 공급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면 이제는 참신함을 더해야 할 시기다.
스타의 갓난아기부터 장성한 아들딸까지 새 얼굴은 점점 늘어나는데 내용은 늘 일상 관찰이나 여행기라면 시청자도 피로할 수밖에 없다.
tvN '둥지탈출'은 제목처럼 어린 스타나 스타의 자녀가 또래들과 외국을 여행하며 자립심을 기른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 2세 예능의 전성기를 열었던 MBC TV '아빠! 어디 가?'를 연출한 김유곤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시즌1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으나 방송 직후 '연예인 금수저 대물림'이라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시청률도 큰 빛을 보진 못했다.
최근 다시 시작한 시즌2에서는 타지에서 고생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시즌1보다 부각, 기획의도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초반까지는 시즌1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 나라가 네팔에서 폴란드, 그리스로 바뀐 것을 빼면 참신함을 찾기도 어렵다. 부모 출연진 역시 '부모와 자식 간의 공감대 형성'을 보여주기에는 스튜디오에 앉아있는 방청객 이상의 몫을 못 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종영한 tvN '수업을 바꿔라'는 시즌2가 시즌1의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한 경우다.
시즌1에서는 당초 의도대로 다양한 연령대의 스타가 선진국 교육 커리큘럼을 체험하며 한국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을 잘 담아내 호평받았다.
그러나 시즌2는 연예인 2세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획의도가 흐려지고, 연예인 가족의 호화 여행만 남아버렸다. 아이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선진국 커리큘럼이 무색하게 스타 자녀의 뛰어난 영어 실력을 서로 칭찬하는 등의 연출이 헛웃음을 짓게 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종영한 JTBC '나의 외사친'은 스타와 그의 자녀가 외국에서 동갑내기와 일주일 동안 함께 살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는 내용이다. 따뜻함을 강조한 연출은 호평받았지만 이 프로그램도 기존 예능들을 뒤섞어 놓은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배우 오연수,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 등 특별한 출연진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본질'인 여행의 내용이 타 예능과의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늘어지면서 시청률도 1%대에서 머물다 퇴장했다.
이 밖에도 장수 프로그램 대열에 합류한 KBS 2TV 육아 예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딸의 연애를 훔쳐보는 E채널 '내 딸의 남자들2' 등 연예인 2세 예능은 방송가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지만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새로운 포맷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방송가 관계자는 31일 "광고계에도 '아이가 등장하면 성공'이란 말이 있듯이 프로그램 역시 애들이 나오면 일단 반은 호감을 느끼고 보게 된다. 그런데 특히 연예인 자녀들이니 뭘 입는지, 뭐 하고 노는 지,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또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이 나오니 말로는 지겹다 하면서도 보는 추세가 한동안은 지속할 것 같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다양한 각도의 포맷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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