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신체적 접촉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아기의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체적 접촉, 곧 스킨십이 뇌의 학습기능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일본 교토(京都)대학의 묘와 마사코(明和政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신체적 접촉이 유아의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국제과학전문지 '발달인지신경과학' (Developmental Cognitive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7개월 된 유아 28명을 대상으로 "신체접촉을 하면서 음성을 듣는 경험"이 아이의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어른이 아이와 신체적 접촉을 하면서 특정 단어를 5회 연속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이어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으면서 앞서와는 다른 단어를 5회 연속 들려주는 실험을 각각 번갈아 가면서 6차례 경험하도록 했다. 이후 각각의 단어를 스피커로 들려주면서 해당 단어를 들은 유아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신체적 접촉 없이 단어를 들려준" 경우보다 "신체적 접촉을 하면서 단어를 들은" 쪽의 뇌파 활동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른이 간질이는 등 신체적 접촉을 할 때 더 잘 웃은 아이일수록 단어를 들었을 때 뇌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체접촉을 수반할 경우 더 많은 감각정보를 뇌내에서 연관지어 그중 하나를 지각(知覺)하는 것만으로도 관련된 다른 감정을 예측하는 뇌 활동이 관찰되는 사실도 파악했다.
연구팀은 유아들에게 들려준 단어가 '철썩철썩', '웅얼웅얼' 등 보통 때 잘 듣지 못하는 단어들이었기 때문에 뇌파의 차이가 간지럼 등 신체접촉 여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달 초기 영·유아의 심신 성장에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신체감각을 통한 관계가 중요한 것으로 생각돼 왔지만, 구체적으로 신체접촉이 영유아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학대를 받은 어린이와 조산 등으로 장기간 모자분리상태에서 성장한 어린이는 뇌의 인지기능 발달에 영향이 있다는 연구보고가 나와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발달지원을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끈 묘와 교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에 "유아기에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는 게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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