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년인터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입력 2018-01-04 08:00  

[증권가 신년인터뷰]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연초 단기금융업 인가 기대…10일 증선위 상정 가능성"
"IB사업 추진 자금 여력 충분…증자 고려 안 해"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연초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4일 연합뉴스와 한 신년인터뷰에서 "오는 10일 증권선물위원회에 관련 안건이 상정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절차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어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5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애초 NH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작년 10월 말 검찰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택과 본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전까지만 해도 5개사 중에서 유일하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영향을 줄 만한 제재 이력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압수수색 등 돌발 악재를 만나면서 심사가 보류됐고, 결국 발행어음 선점 기회를 한국투자증권에 내줬다.
그런데 지난달 20일 검찰이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 기소한 30명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관계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김용환 회장 역시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사장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만 해결되면 인가 심사에 걸림돌은 없어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인가 안건이 10일 증선위와 1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차례로 통과하면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는 두 번째 초대형 IB가 된다.
김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선점했으나 추격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의 자금 조달 여력이 아직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는 "NH투자증권의 채무보증 규모가 3조원 정도"라면서 "자기자본이 4조6천억원이기 때문에 아직 다양한 IB 사업을 추진하는 데 1조6천억원 정도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금융업은 그리 급하게 서두를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작년 초 전담팀을 만들어 계속 준비를 해 왔고 인가를 받는 대로 바로 발행어음 업무를 할 여건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옛 LG투자증권 시절부터 LG종합금융을 합병해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종금 업무를 10년간 해 왔다"며 "이 업무를 맡았던 인력도, 고객 기반도 그대로 남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증자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고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안은 여러 가지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물가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순이익도 작년 144조원을 달성한 이후 올해 160조원대로 견조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장도 정부 정책 등으로 상승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신흥국은 중국, 선진국은 유럽이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면서도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표현처럼, 좋을 때 조심스러운 관찰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간 많은 유동성을 살포했던 중앙은행들의 태도 변화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미국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증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예상 등락범위(밴드)로 코스피는 2,350∼2,850선, 코스닥지수는 700∼900선을 각각 예상하고 있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1985년 전신인 럭키증권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 사장은 회사가 4차례의 M&A를 거치는 32년간 한 번도 이직하지 않았다.
2014년 12월 NH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그는 2013년 7월부터 맡은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까지 포함하면 5년째 대표이사를 지낸 셈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 가능성을 묻자 그는 "30년 넘게 회사에 있으면서 온갖 혜택을 다 받았다"며 "신입사원에서 CEO까지 했는데 그만두라 한들 섭섭하다 얘기할 입장이 못 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작년엔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되는 회사 출신 최고경영자(CEO)로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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