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미 협상장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제안' 보도 사실 아냐"

입력 2017-12-29 17:45  

러 "'북미 협상장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제안' 보도 사실 아냐"
외무부 북핵담당 특임대사 "우체부식 중재 역할은 안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북한과 미국 간 대화 장소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협상 장소로 제안할 것이란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북핵담당 특임대사 올렉 부르미스트로프는 이날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접촉에 열려 있으며 필요할 경우 대화의 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고 초청받을 경우 그러한 대화에 참석할 준비도 돼 있다"면서 "하지만 중재 역할을 억지로 맡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미 간 대화 장소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제안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소문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만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미 간 대화가 열릴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부르미스트로프는 "우리는 전통적 의미의 중재자가 아니며 그런 역할을 하고 싶지도 않다"면서 "생각이나 구상을 전달하는 우체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러시아와 같은 대국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우리는 자체 역할을 하고 있다. 양측(미국과 북한) 모두에 러시아가 제안한 '로드맵'의 첫 단계 구상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신중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북한은 모두 러-중 로드맵을 배척도 수용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양국은 모두 이 제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일정한 조건에서만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부르미스트로프는 또 내년 2월 9~25일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미국과 북한 등이 서로에 대한 도발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평창 올림픽 기간과 그 전후로 지난 10월~12월까지 적극적으로 해온 행동(군사훈련)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미국 측의 군사훈련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이 문제와 관련 모든 당사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당사국들이 서로에 대한 도발을 자제하도록 설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관련국들 사이에 이와 관련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은 듣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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